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보안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AI를 활용한 금융권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열린 제 2회 금융 및 통신 사기방지와 대응을 위한 정책 세미나(한국금융연구원·한국금융범죄예방협회 주최, 금융위원회·경찰청 후원)에서 이같이 당부한 것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금융 디지털 전환은 금융 서비스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켰으나 이와 동시에 전례 없이 고도화된 금융범죄 수법과 새로운 사이버 보안 위협을 초래했다"며 "금융보안 체계 또한 디지털 수술을 활용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신기술 기반의 자율 보안으로 전환 시급"

인공지능은 금융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왔고, 보안 체계의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과거 방식만으로 인공지능이 초래한 보안 위협을 감당하기도 어렵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전통적인 대응을 넘어 신기술 전략적 도입으로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자율 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보안체계 구축을 위해 적극 지원 중이다. 우선 금융위는 지난해 8월 망분리 개선안의 구체적인 방향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그간 망분리로 인해 금융회사의 업무상 비효율이 클 뿐만 아니라 신기술 활용이 저해되고 연구·개발이 어려웠다.

특히 금융권 보안 발전이 저해되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부 금융사들이 인터넷 등 외부 통신과 분리된 환경만을 구축해 놓고 선진 보안체계 도입에 소홀하거나 규제에 숨어 급변하는 IT 환경에 부합하는 보안 조치도 적절히 갖추지 않았던 경우가 잦았던 것이다. 

◆ "망분리 개선 로드맵 추진·AI 플랫폼 구축"

김소영 부위원장은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추진해 금융회사가 빅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금융보안 규제를 원칙 중심으로 개선해 금융회사가 자사에 적합한 보안 사례를 스스로 소비와 연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로드맵은 ▲금융회사 등의 생성형AI 활용 허용 ▲클라우드 기반 응용 프로그램(SaaS) 이용 범위 확대 ▲금융회사 등의 연구·개발 환경 개선 ▲2단계 샌드박스 등 규제 특례의 고도화 추진 등도 담았다. 통신금융업계 행동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 예방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과 서비스를 적극 관리할 것도 약속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금융회사가 금융 특화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대한 데이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AI 플랫폼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미나에서 가상자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 주목받았다. 

◆ "다변화 한 가상자산 범죄에 체계적 공조"

'가상자산 활용 범죄 추적 및 사례'를 주제로 발표한 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는 "다변화되는 가상자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관 간의 체계적인 공조 기반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보난자팩토리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와 은행 간 원화 입출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사전예방 가능한 솔루션 '트랜사이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 가상자산 활용 범죄유형은 선물거래(해외가상자산 거래소 위장), 폰지 사기, 불법 성착취물 매매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자금세탁 수법도 고도화하고 있다. 

김영석 대표는 "AI 기반 이상거래탐지 및 추적 기술의 고도화와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의 편법 영업 행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북한 연루 거래소에 대한 선제적인 차단이 필요하고, 범죄자금 세탁에 대한 모니터링 및 추적과 동결을 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