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증권/금융
  • 공유링크 복사

[이슈] "AI가 바꾸는 자본시장, 자동화 넘은 ‘지능화’가 과제"

  • 2일 전 / 2025.11.04 17:40 /
  • 조회수 17
    댓글 0
- "한국 금융, 아직 자동화 단계"
- "AI금융 G3 향한 한국의 과제"
[사진=이도훈 기자]

한국거래소는 4일 KRX컨퍼런스홀에서 학계·법조계·금융투자업계·관계기관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5 건전증시포럼’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자본시장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국내 금융권은 여전히 자동화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규제 장벽으로 글로벌 흐름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 "한국 금융, 아직 자동화 단계"

조성준 서울대학교 교수는  “모바일·오픈뱅킹 등 디지털화는 완료됐지만, 여전히 시스템은 사람의 의사결정에 의존한다”며 “지능화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금융은 단순히 거래를 전산화하고 채널을 온라인화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또 AI 금융에 대해 금융의 두뇌 역할을 기계가 수행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평가했다. 그는 “AI는 투자 판단, 대출 심사, 리스크 관리 등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관여하게 될 것”이라며 “단순 자동화를 넘어 금융산업의 판단구조 자체를 바꾸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미 월스트리트는 AI 금융 시대로 접어들었다.

골드만삭스는 ‘GS AI 플랫폼’을 통해 뉴스·리포트를 요약하고 투자 인사이트를 자동 생성해 애널리스트 생산성을 40% 향상시켰다. 모건스탠리는 오픈AI와 협업해 내부 전용 챗GPT 시스템을 구축했다. 블랙록도 리스크 분석 시스템 ‘알라딘(Aladdin)’에 AI를 적용해 분석 효율을 높였다.

조성준 교수는 “국내 금융권은 아직 업무 자동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망분리와 데이터 규제 등 제도적 장벽이 AI 금융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를 학습시킬 금융 특화 데이터셋 확보가 시급하다”며 “AI를 통해 효율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높이는 금융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AI금융 G3 향한 한국의 과제"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한국은 AI 금융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G3로 도약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면서 “단순한 효율화가 아닌 산업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AI가 전술적 자산 배분(TAA) 영역에서는 오히려 ‘엉뚱한 분야에서 남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국내 금융권의 AI 도입은 주로 백오피스 자동화 중심에 머물러 있다”며 “이대로 가면 오히려 ‘가짜 노동(fake labor)’만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복적인 보고서 작성, 내부 행정 효율화 같은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것은 당장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진 않는다 게 강형구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AI는 금융의 생산성과 자산 구조를 동시에 혁신할 기술로 접근해야 한다”며 “AI 금융은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라, 자산 자체가 지능화되는 단계로의 진입”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형구 교수는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증권(STO)처럼 금융상품이 스스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계약을 이행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AI 생태계의 독점화 흐름을 언급하며 “AI 반도체부터 클라우드, 파운데이션 모델까지 미국과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한국 금융사는 자체 금융 AI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하면 단순한 이용자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금융 AI 앱스토어와 같은 협력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금융사들이 데이터를 공유하고, AI 서비스를 함께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이데이터 산업의 비효율성도 지적했다. 그는 “AI의 핵심은 데이터인데, 현재 국내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비용 부담으로 면허를 반납하는 상황”이라며 “엑셀 수준의 데이터 교환에 연 1300억원이 드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금융 G3를 목표로 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모든 영역을 다 하려 하기보다, 플랫폼·데이터·규제 혁신을 중심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QUICK MENU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수익률 계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