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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부동산신탁사 자산건전성 기준 도마 위…"표면적 수치만으로는 미흡"

  • 11일 전 / 2025.07.23 1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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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KB부동산신탁에 경영주의 
- 표면적 수치만으로는 리스크 과소평가
- 사업 구조에 따른 차별화된 기준 필요

부동산신탁회사의 자산건전성 관리 기준이 문제로 지적됐다. 신탁사는 내규에 따라 사업의 건전성 등급을 구분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표면적인 수치만을 기준으로 자산건전성을 분류한다면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감원, KB부동산신탁에 경영주의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신탁사업 과정에서 KB부동산신탁의 자산건전성 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이 문제를 두고 KB부동산신탁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금감원은 비분양형 토지신탁 사업의 부실 위험을 과소평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선 금감원은 비분양형 토지신탁 사업의 자산건전성 평가 방식을 문제 삼았다. 비분양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토지를 수탁받아 개발(건축 등)을 진행하되, 분양 없이 임대·운영 수익 또는 자산 매각을 통해 수익을 회수하는 구조의 부동산신탁 상품이다.

장기 운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경기 변동이나 자산 유동화 지연에 따라 수익 회수 리스크가 클 수 있다. KB부동산신탁은 내규인 ‘자산건전성분류지침’ 제5조에 따라 준공 후 비분양형 토지신탁 사업의 건전성 등급을 '사업수지’와 ‘이자 납부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정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신탁계정대여금 이자의 일부라도 납부할 수 있다면, 해당 사업을 ‘요주의’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은 매각 지연, 만기 연장, 연체 발생 등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도 부실 사업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게 된다. 

표면적 수치만으로는 리스크 과소평가

예를 들어 최근 12개월 간 필수운영비를 차감한 누적 현금수입액이 동 기간 신탁계정대여금 이자(원금가산액 포함)의 50% 미만인 경우 또는 최근 6개월간 현금수입액이 없는 경우에도 일부 이자만 납부 가능하면 ‘요주의’로 유지된다. 

금감원은 “최근 12개월간 필수운영비를 차감한 현금수입액이 없다면 ‘고정’ 이하로 분류하도록 하고 있어, 현행 기준은 매각 지연에 따른 사업의 부실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매각지연에 따른 사업의 부실위험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분양형 토지신탁 구조 특성상 수익 회수가 장기화되거나 자산 매각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이 여전히 이자 납부 가능 여부 같은 ‘표면적 수치’에 의존하면,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거나 충당금 적립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홍성구 변호사(천안 홍성구 법률사무소)는 리스크 과소평가를 우려했다. 

그는 “이자 납부 가능 여부와 같은 표면적 수치에만 의존해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것은 실질적인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며 "실질적인 문제 인식과 대응이 늦어져 손실이 확대되거나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자산의 실제 위험보다 양호한 신호를 제공해 잘못된 투자 결정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업 구조에 따른 차별화된 기준 필요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지나치게 경직된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부동산 자산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 가치 상승 가능성이 더 중요한 경우도 있다"며 "따라서 수개월 간 수익이 없다는 이유로 무조건 '고정 이하'로 분류하는 것은 자산 특성에 비해 경직된 해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실무자들의 판단 착오나 부정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선 금감원처럼 보수적인 기준 적용이 불가피하다는 게 곽준호 변호사의 견해다. 현행 신탁업 내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은 수익 회수 지연이나 매각 실패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홍성구 변호사는 "분양형과 비분양형 토지신탁은 사업 구조와 리스크 프로파일이 상이함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며 “분양형과 비분양형 등 사업 구조에 따라 차별화된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을 마련해 각 사업의 특성과 리스크를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이자 납부 여부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현금흐름 창출 능력, 수익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금감은 KB부동산신탁에 경영실태평가 계량지표 관리를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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