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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삼성전기 "AI서버·전장용 MLCC 초격차 기술 주도"

  • 23일 전 / 2025.07.15 1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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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서버용 MLCC 시장서 견조한 점유율을 유지"
ADAS 고도화가 이끄는 전장용 MLCC 수요…기술 내재화로 대응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서버와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사업을 미래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고 초격차 기술 개발을 가속화한다. 자체 소재 및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초소형·초고용량·고온·고압 대응 MLCC 제품군을 확대하며 AI와 전장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이민곤 MLCC 개발팀 상무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 빌딩에서 열린 'SEMinar(Samsung Electro-Mechanics)'에서 “IT 부문은 스마트폰과 PC의 소형화·고기능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만큼 크지 않은 상황인 반면 AI 서버 확산에 따라 고성능 MLCC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며 AI 서버와 전장 시장에 필요한 MLCC 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AP, CPU, GPU 등) 능동부품에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히 동작하도록 돕는 핵심 부품으로 최신 스마트폰에 1000개 이상, 전기차에는 수만 개가 들어간다. 제품 크기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0.2mm에서 5.7mm까지 다양하게 생산된다. 내부에는 500~1000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져 있으며 300ml짜리 와인잔을 채우면 수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 부품이다. MLCC 시장은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IT 부문이 2% 성장에 머무는 가운데, AI 서버는 6%, 전장(자동차 전자)은 11%의 성장이 전망된다. 

MLCC 핵심기술을 설명하고 있는 이민곤 MLCC 개발팀 상무. [사진=임해정 기자]

◆ "AI서버용 MLCC 시장서 견조한 점유율을 유지"
삼성전기는 AI 서버 확산에 따라 고성능 MLCC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약 4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 시장은 지난해 약 196조원에서 2030년 약 115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GPU 모듈 뒷면에 부착된 AI 서버용 MLCC는 전력 공급의 마지막 단계에서 전압을 정제하고 노이즈를 제거하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GPU에 들어가는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MLCC가 높은 수준의 용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주요 고객사들은 초고용량 MLCC를 요구하고 있다. 이 상무는 "고객사의 기술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기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3곳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전기는 해당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견조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서버의 구조적 특성도 고성능 MLCC 수요를 키우고 있다. 일반 서버에는 약 2200개의 MLCC가 사용되지만, AI 서버에는 13배 이상인 약 2만8000개가 탑재된다. 총 용량 기준으로는 약 27배에 달한다. AI 서버는 대용량 데이터가 필요하고 GPU 모듈을 수직 적층한 구조로 발열이 크기 때문에 MLCC는 105℃ 이상의 고온과 100V 고전압, 2mm '휨 강도'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MLCC의 내구성과 실장 방식에 대한 고객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 상무는 일부 고객사는 GPU 뒷면에 들어가는 MLCC를 기판 내부에 심는 방식(임베디드 MLCC)으로 적용해 신호 간섭을 최소화하고 전력 전송 거리를 단축하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MLCC가 IC(직접회로)에서 멀어질수록 다른 전기 신호들과의 간섭이 커지고 노이즈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측은 "해당 방식은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기 MLCC 목업과 MLCC로 만든 모래시계. [사진=임해정 기자]

◆ ADAS 고도화가 이끄는 전장용 MLCC 수요…기술 내재화로 대응
자율주행 기술 확산에 따라 전장용 MLCC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차량 한 대에 탑재되는 MLCC 양도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이 상무는 "ADAS의 레벨 2에서 레벨 3 이상으로 진화한 차량의 출고량이 늘면서 MLCC 사용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레벨 1은 후방카메라와 같은 기본적인 보조 기능만 제공하는 수준이라면 레벨 2는 지능적인 주행 보조 기능 등을 포함한다. 차량 ADAS 레벨이 올라갈수록 탑재되는 카메라, 센서, 디스플레이 등 전자장비 수가 증가하면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MLCC의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전장용 MLCC는 고온(125℃ 이상) 및 저온(영하 55℃)의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높은 습도(습도 85%) 등 극한 환경에서도 장시간 안정적인 작동이 요구된다. IT제품 대비 개발 기간도 약 3배 정도 더 오래 소요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쇼트(단락) 방지를 위한 전극 구조 개선, 인덕턴스 소형·저감형 제품 설계, 휨 강도 보강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핵심 경쟁력은 소재 내재화에 있다. 전장용 MLCC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파우더 기술에 대해 삼성전기는 초미세 파우더를 자체 제조할 수 있는 공정과 설비를 확보하고 있으며 부산 공장에서 원재료 생산부터 파우더 가공까지 일괄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유전체층을 더욱 얇고 균일하게 구성할 수 있어 향후 ADAS와 전기차 고도화에 따른 고신뢰성 MLCC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 특정 화학 성분이 불균일하게 분포해 신뢰성 저하를 유발하는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 미세 구조를 균일화하는 재료·공정 최적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파우더 상태의 원재료인 티탄산 바륨에 여러 첨가제를 혼합해 도자기처럼 굽는 공정을 거치는데 어떤 첨가제를 넣느냐에 따라 화학적 반응과 물성 특성이 달라진다”며 “화학적 조성이 균일하지 않으면 제품 신뢰성에 리스크가 생길 수 있어 첨가제의 종류와 배합 비율을 수차례 조정하며 최적화하는 작업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1988년부터 MLCC 사업을 시작해 2016년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국내 수원과 부산사업장은 연구개발·신기종·원료생산을, 중국 텐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을 대량 양산기지로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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