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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K-휴머노이드, 세계 3대 강국 도약"…정부 지원 아래 기업·학계 ‘기술동맹’ 본격화

  • 오래 전 / 2025.06.28 1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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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제조사·부품사·반도체·배터리 협업 생태계 구축
부품기업, "휴머노이드 맞춤 공급 체계 필요"
수요기업, “로봇 현장 정비·용접부터 점진적 대체”

지난 4월 공식 출범한 'K-휴머노이드 연합(연합)'이 본격 활동에 돌입한다. 연합은 지난 27일 서울대학교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연합은 인공지능, 로봇 하드웨어, 핵심 부품, 산업 수요기업을 잇는 국내 최초의 전주기 협력 체계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 AI 로봇 기술 주권 확보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연합의 구조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맡은 서울대·KAIST 등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LG전자·두산로보틱스·로보티즈 등 로봇 하드웨어 기업이 협력해 실제 제품을 개발하고, LG에너지솔루션·리벨리온 등 부품사가 이를 양산 부품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다. 또, 전국 20개 대학이 AI 인재 및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삼성디스플레이·HD현대미포조선·삼성중공업·포스코홀딩스 등 수요기업이 로봇을 도입해 실증을 진행하며 기술 피드백을 제공하는 선순환 체제가 완성됐다.

장 위원장은 “휴머노이드 세계 3대 강국이 돼기 위해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며 “AI 연구원이 구심점이 돼서 학교와 연구소, 기업체 등과 협력해 인프라를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K-휴머노이드 연합이 지난 27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임해정 기자]

◆ 로봇 제조사·부품사·반도체·배터리 협업 생태계 구축
휴머노이드 연합의 중점 과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를 갖춘 로봇 개발이다. 로봇 제조사들과 부품사들은 2028년까지 가볍고(60kg↓), 정교하며(자유도 50↑), 힘세고(페이로드 20kg↑), 빠르게 움직이는(이동속도 2.5m/s↑) 고사양 휴머노이드를 공동 개발한다. 핵심 부품인 힘·토크센서, 촉각센서, 액추에이터 등은 부품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함께 개발된다.

정부는 연합 내 기술 개발을 위해 지원에 나선다. 2025년 로봇 예산 약 2000억원을 활용해 R&D, 실증 인프라, 테스트베드 제공 등 다방면의 지원이 이루어진다. 특히 연합 내 2개 이상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과제에는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할 방침이다. 또 휴머노이드 개발 과정을 뒷받침할 가상 시뮬레이터(한국형 COSMOS)와 산업현장 유사 실증공간 등 공용 인프라도 구축해 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올해 상반기 중 본격 착수된다.

하드웨어 외에도 연합은 휴머노이드용 AI 반도체와 배터리 공동 개발에도 착수한다. AI 연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저전력 온디바이스 칩과 고안전·고밀도의 배터리는 로봇의 실사용을 가능하게 할 핵심 요소다. 국내에선 리벨리온·딥엑스·SK온·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이 참여해 로봇 제조사와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정부는 관련 대형 R&D 사업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 부품기업, "휴머노이드 맞춤 공급 체계 필요"
로봇 부품기업에 들어가는 LG에너지솔루션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최적화된 배터리 형태로 원통형 제품을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작고 정밀한 로봇에는 파우치형 배터리보다 원통형이 용량, 안정성, 크기 측면에서 최적”이라며 “네이버 ‘루키’, 베어로보틱스 등에도 납품 중”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로봇 제조사들과의 공동 개발 체계도 예고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컨소시엄 형태로 로봇사와 함께 스펙을 정하고 그에 맞는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며 “정부가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이 시점이 중요한 시작이며 정책 자금 지원이 병행돼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산업계 자율 협업만으로는 글로벌 선두국과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며 정책적 펀드 조성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자금만 제대로 지원되면 좋은 제품은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로봇용 전지 부문에서의 기술 리더십 의지를 강조했다.

◆ 수요기업, “로봇 현장 정비·용접부터 점진적 대체”
휴머노이드 기술에 대한 수요는 철강, 조선, 중공업 등 고위험 산업 현장에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로봇 수요기업에 속하는 포스코홀딩스는 공정 내 고온·고위험 구간에서의 작업 대체 필요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석탄 투입이나 고열 가스 배출구 문 닫기 등 사람이 하기 어려운 작업을 휴머노이드가 수행하면 공정 자동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비를 정비하고 닦는 일은 정형화되지 않아 로봇화가 어려웠다”며 “사람처럼 현장을 보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로봇이 필요하다. 품질·원가 경쟁력은 데이터 기반으로, 정교한 작업은 휴머노이드로 보완하는 양방향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선 현장도 인력난을 해소할 대안으로 휴머노이드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소 작업은 고강도·고난이도라 내국인은 기피하고, 외국인 인력 확보도 점점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용접, 도장 등 핵심 공정에 산업용 로봇 투입을 확대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휴머노이드가 유연하게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HD현대미포 역시 협동로봇 도입 경험을 토대로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했다. HD현대미포 관계자는 “현장 여성 작업자들이 휴대하는 협동로봇은 무게 부담이 크고 이동도 직접 해야 한다”며 “휴머노이드가 용접선을 따라 정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면 혁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엔 불꽃 감시, 사고 대응 등 단순 반복을 중심으로 적용하고 점차 정밀공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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