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국 25%,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일본 24% 등 주요 통상국 25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물리는 기본관세 정책도 발표했다. 국가별 상호관세는 오는 9일부터, 기본관세는 오는 5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상호관세 충격 여파가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경기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자동차 등 주요 수출제품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며 베트남 생산기지를 통한 우회 대미 수출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3일 "국내 주식시장입장에서도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리스크에 노출될 여지가 커져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미국 해방의 날로 표현했지만 글로벌 경제는 신보호무역주의 시대로 진입하는 날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부터 대미 혹은 대아세안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일부에서 언급되던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며 "동시에 헌재의 탄핵 결정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 즉 1500원선을 재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이번 상호관세 발표 내용은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칠 공산이 커졌으며 미국 경기 둔화 및 물가압력을 높일 수 있는 변수로 판단된다"며 "최소 2분기까지 상호관세 시행이 미국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악영향을 주시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또 다른 변수는 미국 상호관세에 대한 주요국의 재보복 수위 및 강도"라며  "당장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게 된 중국은 강도 높은 맞보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미-중간 갈등이 더욱 확산된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EU 역시 맞대응에 나설 공산이 높다.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호관세율이라고 하지만 20%의 상호관세가 부과되었다. 이미 EU 차원에서 관세 조치에 대응해 경제적 지원방안이 담긴 ‘비상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센트 재무장관도 "상대국들 보복할 경우 관세가 인상된다”고 맞대응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향후 주목할 변수로는 미국과의 개별 협상을 꼽았다. 박상현 연구원은 "상호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주요국의 협상이 본격화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일부 국가에 대한 관세율이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악관은 "상대국 조치에 따라 관세 추가 인상 또는 인하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