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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후폭풍] 25% 관세 직격탄 맞은 한국지엠…수출 생명선 끊기나

  • 25일 전 / 2025.04.03 07: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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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25%'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한국지엠(GM Korea)이 절체절명의 기로에 놓였다. 전체 생산량의 85% 이상을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한국지엠은 이번 관세 조치로 수출 채널 대부분이 마비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글로벌 본사인 GM은 ‘효율성’과 ‘수익성’을 기준으로 생산 거점을 재편해온 만큼, 한국 공장이 구조조정 리스트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수출 의존도 85%…“美 한 나라에 모든 걸 걸었다”

한국지엠은 말 그대로 ‘한 나라 수출형 공장’이다. 부산 부평과 창원, 그리고 시험 생산 라인을 포함한 한국지엠의 연간 생산량은 약 49만 대 수준인데, 이 가운데 41만 대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주력 모델은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로, 모두 소형 SUV 시장에서 ‘가성비’를 무기로 한 제품들이다.

그러나 이 강점은 고율 관세 앞에서는 가장 큰 약점이 된다. 25%의 추가 비용은 곧 제품 가격이 6천~8천 달러 이상 상승하게 되는 구조이며, 이는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킨다. 실제로 한국지엠 관계자는 "차 한 대를 팔 때마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관세가 유지된다면 사실상 미국 수출은 접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토로했다.

◆ GM 본사의 ‘냉정한 계산기’…한국 공장 미래 불투명

더 큰 문제는 GM의 의사 결정 구조다. 글로벌 본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수익성 중심의 냉정한 생산 전략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과거 호주,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차례로 철수한 것도 모두 “수익성이 낮고 회복 전망이 없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현재 GM이 한국에서 생산 중인 트레일블레이저는 2024년 미국에서 19만 대 이상 판매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GM은 이러한 판매 성과에도 불구하고 “관세 상황을 주시하며 생산 거점을 검토하겠다”고만 답하고 있다. 이 말은 한국 생산이 더 이상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철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GM은 ‘감성’이 없는 기업”이라며 “이익이 나지 않는다면 20년 넘은 생산시설이라도 바로 접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트럼프 관세에 한국지엠 노조, 디트로이트로 날아갔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25% 부과 조치가 현실화되자, 한국지엠 내부에서는 이에 따른 구조적 위기를 빠르게 감지했다. 특히 대미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관세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본사가 생산 거점 재편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지엠 노동조합 대표단은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를 직접 방문해 GM 본사 임원진과 회의를 가졌다. 관세 조치 이후 한국 공장의 생산과 수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향후 전략 방향을 공유받기 위한 자리였다. 노동조합 차원의 대미 방문은 이례적인 행보로, 그만큼 현장 내부의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회의 내용과 성과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본사 차원의 명확한 입장 표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GM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향후 글로벌 전략과 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산 거점을 조정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상황은 한국지엠 내부에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을 남기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관세 조치가 향후 생산 전략 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으며, GM이 과거 해외 생산기지 철수에서 보여준 ‘수익성 중심 의사결정 구조’가 한국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 생산 중단 땐 1차 협력업체부터 지역 경제까지 도미노

한국지엠의 경영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지엠은 수백 곳의 1·2차 협력사를 거느린 지역 산업의 핵심 축이다. 인천 부평공장 인근에는 한국지엠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기업이 300여 개에 이르며, 종사자 수만도 1만 명 이상에 달한다.

관세 여파로 수출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면, 이들 협력사의 가동률 하락 → 감산 → 인력 감축이라는 도미노가 예상된다. 지역 경제도 얼어붙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 군산시의 소상공인 폐업률은 전국 평균의 두 배에 달했고, 고용률은 수년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국내 내수로 돌릴 수 있나?”…현실은 'NO'

일각에서는 수출이 어려워지면 내수로 물량을 돌리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국지엠에게는 이 전략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현재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는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월 2~3천 대 수준에 불과하다. 브랜드 인지도, 서비스 네트워크, 마케팅 예산 부족 등으로 현대·기아에 밀려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 외 대체 수출국을 찾기도 쉽지 않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북미 소비자 취향에 맞춰 개발된 차량이기 때문에 동남아나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이 낮다.

현재 GM은 ‘미국 우선’ 전략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맞춰 전기차 및 부품을 미국 내 생산 중심으로 재편 중이며, 멕시코와 캐나다에 배터리 공장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한국은 이 흐름에서 점점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는 구조다.

트럼프가 부과한 관세는 단기적으로 타격을 줄 뿐 아니라, GM이 한국을 글로벌 전략에서 제외할 명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더 치명적이다. GM은 “현재로선 변화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한국 대신 멕시코 공장 증설, 미국 내 생산 확대 등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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