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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HD현대, GRC에 둥지 튼 통합 AI 조직···그룹 전사에 AI 이식 ‘드라이브’

  • 14일 전 / 2025.06.02 17: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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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가 군사 목적부터 민간사업 영역 등 그룹 사업 전반에 AI(인공지능)를 이식하고 있다. 개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등 AI 기술의 선제적 활용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AI 기술을 외주로 의지하지 않고 직접 문제를 풀어가고, 적용하면서 'HD현대만의 AI 기술'로 초격차 우위를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는 2023년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내에 그룹 전반의 AI 연구를 관장하는 'AI Center(AIC)'를 출범시키며 AI 확장 전면전에 나섰다. 그간 그룹 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AI 전문 인력을 한 데 모은 전문 센터로, 약 100여 명의 AI 연구원과 소수의 전략기획 인력이 배치돼 있다. 

김영옥 HD현대 AI 센터장(상무) [사진=HD현대]

◆ 현대차서 넘어온 김영옥 센터장, HD현대 그룹 내 AI 전략 실무 지휘
AIC 목표는 AI 기술을 활용해 조선과 건설기계, 에너지 등 그룹 사업 전반의 난제를 풀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 이를 위해 AIC 출범 전인 2022년 9월 초 김영옥 상무(AIC 센터장)를 영입했다. 김 상무는 현대자동차 정보기술본부에서 빅데이터와 AI를 담당하면서 관련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제네시스 사업본부에서 AI·디지털 리더로 활동했다. 당시 제네시스 커넥티비티 서비스와 제네시스 데이터전략 등 업무를 진행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리드해온 인물이란 평가가 따라붙는다. 직전 8월까진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고 HD현대 측의 이직 제의를 받아들이면서 9월 1일부터 HD현대 소속이 됐다.

김영옥 센터장이 이끌고 있는 AIC는 1팀 4실 체계로 편성돼 있다. 생성형 AI 기술을 담당하는 '생성형 AI실'과 무인화 제품 기술·개발 자동화 요소를 개발하는 '로보틱 AI실', 안전과 CBM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제품 AI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제조·운영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이터사이언스실', HD현대 AI 전략을 수립하는 'AI 전략팀'으로 구성돼 있다. 김영옥 센터장은 "AI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HD현대의 사업 지원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1팀 4실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며 "조직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활용 기술과 목적을 중심으로 조직별 목표 수립해 AI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근무하는 곳은 GRC 8층. 현장 기술 적용을 위해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소가 위치한 울산과 목포에서도 현장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또 서울대학교 교수진과도 기술 자문과 전략에 필요한 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 김 센터장은 "AI 과제 목표에 맞춰 스타트업을 포함해 학계,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제조업 AI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해운의 31만 8천톤급 초대형 유조선 씨브레이브(C.BRAVE)호가 ‘오션와이즈’를 장착하고 최적 항로 운항 실증에 나선 모습.
[사진=HD현대]

◆ 조선 현장서 바로 통하는 번역기…HD현대 AIC가 언어 장벽 깼다
그룹 차원에서 어떤 과제를 풀어가고 있을까. AIC 측은 ‘오션와이즈(OceanWise)’ 솔루션을 첫 사례로 꼽았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진행한 프로젝트로, 날씨와 선박 재원, 과거 운항경로 등 다양한 요소를 AI로 분석해 최적 경로를 설정하는 솔루션이다. 김 센터장은 "오션와이즈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탈탄소·경제운항 솔루션"이라며 "탄소 배출량을 추정·예측해 연료 소비 현황은 물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최적 항로로 설정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2023년 출시한 이 솔루션은 올해 솔루션의 공급계약도 체결했다면서 상업 서비스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업무 현장의 언어 소통 간극을 좁히는 것도 AIC 역할이다. 작년 7월 한국조선해양이 '조선업 맞춤 AI 번역기'를 현장에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서비스인 '외국인 AI Agent’를 개발한 것도 AIC다. 시중에 풀려있는 번역기로는 조선소 현장에서의 사투리와 특화 용어를 제대로 번역할 수 없었던 어려움이 있었다는 게 업계 목소리. 또 베트남어와 네팔어, 스리랑카어와 같이 흔히 사용하지 않은 외국어를 번역할 때는 번역 품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외국인 AI Agent'가 개발된 배경이다.

김 센터장은 "현재 HD현대삼호를 시작으로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등에서 근무 중인 약 1만 1000명의 외국인 직원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며 작업 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향후 작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외국인 종합생활지원 서비스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상대방이 말을 하면 실시간으로 번역될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AI 번역 서비스 '외국인 AI Agent'의 구동 모습 [사진=HD현대]
AI 번역 서비스 '외국인 AI Agent'의 구동 모습 [사진=HD현대]

◆ 김영옥 "올해는 임직원이 사용하는 생성형 AI 'HD Agent' 만든다
AIC는 올해 'HD현대 전용 생성형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임직원이 업무에서 상시 사용할 수 있는 자체 '생성형 AI'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외부에 공개되면 안 되는 기밀이나 보안성 높은 내용을 다뤄야 하는 만큼, AIC는 자체 AI를 개발해 업무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해당 생성형 AI 모델명은 'HD Agent'로 올해 안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C 출범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의지와도 연결된다. 2022년 정 부회장은 GRC에서 진행한 비전선포식에서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그룹 미션을 공개한 바 있다. 김영옥 센터장은 "그룹의 미션 달성하기 위해 제조업 현장의 고질적 문제를 AI를 기반으로 해결하고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특히 그룹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의 공통적인 생산 현장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기계 3사(HD현대사이트솔루션·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의 미래 신성장 동력인 건설현장의 무인화·자율화 기술을 선도해 중국과의 초격차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IC는 함정에 적용되는 AI 기술은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함정기술연구소’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팍스경제TV 배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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