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산업/재계
  • 공유링크 복사

[이슈] 원전 '사용후핵연료' CASK 수주전...‘경험’ 두산에너 VS ‘도전’ 세아

  • 17일 전 / 2025.05.30 16:18 /
  • 조회수 50
    댓글 0
건식저장시스템 구축이 사용후핵연료 처분의 '출발점'
두산에너, 원전 핵연료 저장설계 수주…CASK 전문성으로 수주 시동
"2027년 수주 참여할 것"...37다발 CASK 제작 도전하는 '세아베스틸'

두산에너빌리티와 세아베스틸 등 국내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 용기(CASK) 제작 기업들이 벌써부터 수주 채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원전의 습식저장조의 포화 시점이 도래하고 있어 2027년 말부터 국내 CASK 발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발주가 아직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미래를 대비해 대내외에 자사 경쟁력을 알리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는 상황. 향후 수주전에는 CASK 사업 영역에서 국내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양사가 모두 참여해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 건식저장시스템 구축이 사용후핵연료 처분의 '출발점'
한국수력원자력 등 업계에 따르면, 2030년부터 고리·한빛·한울원전의 습식저장조가 사용후핵연료가 가득 담겨 포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는 포화단계에 접어드는 시기를 2031년~2032년으로 예상했지만 포화율이 올라 시기가 단축됐다. 현재 국내서 운전 중인 원자력발전소는 고리·한빛·한울·새울·신월성·월성까지 모두 26기다.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까지 포함하면 총 28기. 이들 원전에서 사용을 다한 '핵연료'는 현재 원전 내 '습식저장조'에 두고 있다. 저장조에선 폐기하기로 한 핵연료를 최소 5년 이상 담가두면서 물로 열과 방사능 수치를 낮추게 된다.

주목되는 것은 이 습식저장조에 들어찬 핵연료를 이제 외부로 빼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한 후속 절차도 이제 추진된다. 법에는 습식저장조에 담가둔 사용후핵연료'를 외부에 둘 '중간저장시설'과 '처분시설'을 2060년 이전에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간저장시설과 처분시설은 동일 장소에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는 처분공간으로 내려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처분시설은 지하 500미터에서 1000미터 깊이에 만들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 사람의 생활권에서 영구 격리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과정을 진행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단계가 바로 '원전 내 건식저장시스템시설(Dry Storage System)' 구축. 원전 부지 내 별도 공간을 만들어 사용후핵연료를 CASK에 담아 보관하는 게 핵연료 처분의 첫 단추가 되는 셈이다.

◆ 두산에너, 원전 핵연료 저장설계 수주…CASK 전문성으로 수주 시동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23년 11월 한수원으로부터 '경수로 건식저장시스템 종합설계 용역'을 국제경쟁입찰을 거쳐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약 200억원 대로 당시 프랑스 원자력 기업 오라노(ORANO)와 경쟁 끝에 계약을 따냈다. 2027년까지 국산 기술로 CASK 설계 및 저장공간을 구성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 구조적 안전성은 물론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열 제거, 방사선 차폐 등 요구조건도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 BG 설계팀 관계자는 "오는 9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설계 승인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설계에 맞춘 CASK 발주가 시작되면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원안위 승인이 떨어져야 CASK 생산을 진행할 수 있다.

한빛원전의 건식저장시설은 2030년경 구축될 예정이다. 그 안에 발주가 시작되면 2028년부터 제작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그 이전에 CASK 수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CASK 1기 제작 금액은 대략 5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금액은 전략상 노출되지 않고 있다. 한빛원전의 경우 필요한 CASK는 130기로 전해진다. 향후 발주될 CASK는 1기당 사용후핵연료 37다발이 장전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5년부터 CASK의 설계 기술 국산화 작업을 시작했다. 빠른 국산 기술 자립화를 위해 당시 해외 설계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NAC사로부터 2017년 기술 이전을 완료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부터 미국 원자력발전소 등에 CASK(37다발용) 모델을 수주 받아 공급해온 실적을 갖고 있다. 초기엔 2~5기 정도 제작하다가 최근에는 13기 발주까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CASK 제작 능력을 해외에서 검증받았다는 설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수원의 건식저장시스템을 설계한 경쟁력이 있는 만큼 향후 CASK 수주 시에도 동일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2027년 수주 참여할 것"...37다발 CASK 제작 도전하는 '세아베스틸'
세아베스틸도 차근차근 원전 사업에서 실적을 쌓으며 CASK 수행 능력을 키워오고 있다. 회사는 2010년 군산공장에 1만3000톤 규모의 대형단조 프레스를 도입한 이후 2013년 한수원 'KN CASK'에 들어가는 부품(Body shell) 단조품을 공급하며 CASK 사업 영역에 본격 발을 담갔다. 세아베스틸이 CASK의 완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시점은 2019년부터다. 프랑스 오라노티엔(Orano TN)사로부터 수주해 완제품 8기를 북미 지역 원전에 수출한 바 있다. 

세아베스틸은 2023년 한수원으로부터 350억원 규모의 'KN-18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를 수주해 올해부터 제작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사용후핵연료 18다발을 장전할 수 있는 제품이다. 향후 한수원에서 발주할 건식저장시스템의 CASK는 37다발 장전이 가능한 형태로 보이는데, 세아베스틸은 아직은 해당 규모의 CASK를 제작해본 경험은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세아베스틸 측은 "당사는 품질 심사가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북미 시장에 글로벌 탑티어 설계에 맞춰 CASK를 성공적으로 공급하며 CASK 생산 및 가공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글로벌 수준의 CASK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CASK 시장에서 충분한 제조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한 37다발 장전 CASK도 충분히 소화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QUICK MENU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수익률 계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