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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 '디펜더 OCTA'의 이면...JLR코리아, '늑장 대응·보증 회피' 소비자 불신 여전 [김홍모의부릉부릉]

  • 24일 전 / 2025.05.25 0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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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스펙" 자칭한 '디펜더 OCTA'
매니아는 반겼지만 대중은 갸우뚱
고가 SUV 전쟁, 핵심은 '소비자 신뢰'

[앵커]
재규어 랜드로버가 판매가 2억원이 훌쩍 넘는 '디펜더 OCTA'를 선보였습니다.

고급 모델 레인지로버와 겹치는데... 판매량은 어떨까요? 더욱이 랜드로버의 AS는 유명하죠? 김홍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친 흙길, 몸집 큰 SUV가 물소처럼 밀고 들어옵니다. V8 트윈터보 엔진이 뿜는 폭발음, 차체를 감싼 검정 오버휀더와 OCTA 전용 엠블럼. 랜드로버는 말합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디펜더"

실제로 BMW에서 공급받은 4.4L V8 트윈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635마력, 제로백 4초라는 수치를 달성한 '디펜더 OCTA'는 무게가 2.7톤이 넘고, 복합 연비는 7.7km/L 수준으로 막강한 스펙을 자랑합니다.

JLR코리아는 이 초고가 모델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고개를 갸웃합니다. 차량의 스펙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에 대한 믿음 또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충성도 높은 매니아층은 화려한 스펙에 박수를 보내겠지만, 현실 속 오너에겐 과도한 유지비와 실속 없는 체감 성능이 더 와 닿는다는 얘기입니다.

판매량을 보면 이 같은 흐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작년 JLR의 전 세계 소매 판매는 약 42만 대로 전년 대비 22% 늘었고, 랜드로버 브랜드만 35만6000 대를 넘겼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정은 딴판입니다. 한때 국내서 연 7000 대 넘게 팔리던 랜드로버는 2022년 4801대로 전년 대비 37.8% 급감했고, 작년에는 고작 4437대 판매에 그쳤습니다. 디펜더 인기도 한국에서는 미미해, 지난해  판매량이 1000 대 남짓에 불과합니다. 고가 신차를 내놓을 만한 시장 상황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애프터서비스(AS)가 문제입니다. 랜드로버의 고질적 잔고장과 잦은 결함은 해외에서도 악명 높지만, 한국에선 서비스 지연과 부품 부족으로 인한 수리 대기까지 더해집니다. 엔진 결함 리콜 수리에 2년이 걸려 차주가 하염없이 기다린 사례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정비 품질 불신도 극에 달해, 온라인 커뮤니티엔 "센터 못 믿겠다 차라리 사설로 간다"는 하소연까지 올라올 정도입니다. 보증기간 내 고장이 나도 소비자 탓으로 몰아 무상수리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보크 디젤 모델의 DPF(매연저감장치) 문제가 발생하자 "운전자 운행 습관 때문"이라며 책임을 떠넘긴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품질 결함을 인정하고도 수리를 미루거나 보증을 회피하는 태도가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입니다.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JLR코리아는 얼마 전 보증기간을 5년으로 늘리고, '서비스 혁신'을 외치는 등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전국에 23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고 기술인력 240여 명을 확충했다며 "소비자에게 잘못했다"고 직접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큽니다. 비싼 수리비, 느린 대응, 인정하지 않는 결함. "차를 산 게 아니라 고생을 샀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브랜드 전략에도 물음표가 붙습니다. JLR코리아는 작년에 랜드로버 이름을 숨기고 레인지로버·디펜더 등을 별도 브랜드화하는 이른바 'House of Brands' 전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랜드로버 간판을 빼고 각 차종을 럭셔리 하위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지만, 정작 디펜더와 레인지로버의 가격대가 겹치면서 제 살 깎아먹기라는 우려를 자초하고 있습니다. 재규어 브랜드는 전기차 전환 준비 등으로 한국 판매를 아예 중단한 상태라, JLR코리아는 현재 랜드로버 한 축에 기대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서비스 개선보다 고가 모델 출시에 치중하는 행보는 "실속보다 과시가 우선"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습니다. 이미 판매 부진으로 딜러사 적자와 전시장 축소 등 역성장을 겪고 있는데도, 내실 다지기보다는 럭셔리 이미지 마케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금 시장은 과거의 영광이 아닌 현재의 신뢰를 봅니다. 랜드로버는 '디펜더 OCTA'를 랜드로버의 자존심으로 보겠지만, 한국 소비자에게는 그저 ‘불편한 고가 SUV’로 남을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브랜드가 회복해야 가장 중요한 덕목은 마력이나 디자인 등 화려한 스펙이 아닙니다.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신뢰입니다. 지금까지 김홍모의 부릉부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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