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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GW 전력공급 속도…팹 일정 맞춰 전력망 확충

한국전력(한전)이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와 용인 국가산단·일반산단에 총 20GW가 넘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력망 구축에 속도를 낸다.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 일정이 앞당겨지는 데 맞춰 송전선로와 변전소 구축 시기도 단축한다. 호남권에는 2029년부터 약 3GW를 우선 공급하고 용인 국가·일반산단에는 2041년까지 14GW 이상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전은 12일 서울 중구 한전 경인건설본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호남권·용인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전력공급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참여기관들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공급 협약 1건과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일반산업단지 전력공급 협약 2건 등 총 3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29일 발표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라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전력 인프라 구축도 이에 맞춰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다.
정부와 기업은 용인 국가·일반산단의 반도체 팹 건설 시기를 단축하는 동시에 호남권에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의 최종 팹 완공 시점은 기존 계획보다 각각 7년, 12년 앞당겨진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한전은 국가 전력인프라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기업이 요구하는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적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협약을 통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 호남권 2029년 3GW 우선 공급…통합 전력설비 구축
호남권 산단에서는 향후 6GW 이상의 전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기업의 전력 필요 시점을 고려해 2029년부터 약 3GW를 우선 공급한 뒤 추가 설비를 구축해 공급 규모를 누적 6GW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기 전력공급을 위해 산단 내 345kV 통합변전소를 신설하고 신장성·신광주를 전원으로 하는 4회선 송전선로를 구축한다. 우선 신장성-신광주 선로에서 분기해 산단으로 연결하고 향후 추가 송전선로는 세부 기술검토와 기업·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구체화한다. 변전소도 1개를 먼저 구축한 뒤 추가로 1개를 건설한다.
이번 사업에서는 기업별로 각각 전력설비를 짓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통합 공급설비' 방식이 적용된다. 반도체 팹을 위한 고객설비와 협력회사 등 다수 고객을 위한 공용설비를 하나로 묶어 통합 선로와 변전소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전력망 건설에 필요한 부지를 줄이고 설비 구축 기간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통합설비 구축비용은 전력 사용량에 비례해 한전과 반도체 기업이 분담한다.
이날 '호남권·용인 반도체 산단 전력공급 협력 방안' 발표에 나선 곽은섭 한전 계통기획처장은 "고객설비와 협력회사 등 다수 고객을 위한 공용설비를 개별로 구축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설비와 공용설비를 하나로 통합해 신속하게 구축하는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전력공급설비 비용은 공공과 민간이 사용 비중에 따라 분담한다. 민간 분담금 일부는 지난 11일 시행된 '반도체특별법'에 따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국가재정 지원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도 호남권 투자 일정이 기존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은 "기흥·화성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도 2029년 10월로 더욱 빨라졌고 호남권 투자를 준비하는 시점이 매우 당겨질 것으로 본다"며 "필요한 전력이 적기에 확보되지 않으면 실제 반도체 공장 가동이 어렵기 때문에 이번 협약을 통해 용인과 호남권 산단에 전력이 적기에 공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용인 14GW 전력공급 속도…팹 일정 맞춰 전력망 확충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서는 2041년까지 총 14GW 이상의 전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원전 1기의 설비용량을 1.4GW 수준으로 보면 약 1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가 들어서는 용인 국가산단은 총 6개 팹을 대상으로 2041년까지 단계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앞서 2024년 1차 협약을 통해 약 4GW 규모의 전력공급에 합의했으며 이번 2차 인프라 확충 협약을 통해 공급 규모를 누적 약 6GW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345kV 송전선로 4회선을 신설하고 기존 선로 보강과 전압안정화 설비 구축을 추진한다.
전력공급도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2032년까지 산단 인근 단거리 선로와 노후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산단 내 1GW 규모 LNG 발전소 3개를 활용해 초기 수요에 대응한다. 이후 2035년까지 기존 선로 용량을 늘리고 최종적으로 동해안과 중부권 발전력을 용인으로 끌어오는 공급선로를 구축한다.
SK하이닉스가 들어서는 용인 일반산단은 이미 확보한 약 6GW 전력의 공급 시점을 앞당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1년과 2024년 1·2차 협약을 통해 약 6GW 공급 협약을 완료했으며 이번 3차 협약에서는 최종 6GW를 조기에 공급하기 위해 전력망 구축 시기를 조정한다. 산단 내 송전선로 2회선도 새로 구축한다.
용인 일반산단에는 올해 7월 준공된 신안성 변전소에서 동용인 변전소로 연결되는 송전선로를 통해 초기 전력공급이 시작됐다. 한전은 2031년과 2032년 산단 인근 선로를 조기 구축해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염성진 SK하이닉스 사장은 "용인 반도체 산단은 10년 이상 일정을 앞당기는 과정에 있는 만큼 전력 인프라를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광주 역시 인프라가 차질 없이 갖춰져 제2의 용인으로, 나아가 우리나라와 세계를 대표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과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전력망 건설에 필요한 기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통합설비 구축을 통해 국토 이용과 투자를 효율화하고 정부·지자체가 인허가 등을 지원해 반도체 팹 건설 일정에 맞춰 전력망 구축 시기를 조정한다는 구상이다.
곽 처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한전·기업 간 유기적인 협력으로 전력망 구축 최적화와 신속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차질 없는 전력공급을 통해 메가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골든타임을 사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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