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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 갈등, 법제화부터 공공 참여까지 다각도 대응 필요”
- "인허가 병목·이주비 한도 등이 발목, 활성화 정책이 되레 억제”

건설업계가 도시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조합원 분쟁 예방을 꼽았다.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건축학회가 주관한 ‘서울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정비사업 활성화’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현대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등 건설사 관계자들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조합원 간 분쟁을 예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조합 정관 규정 법제화, 공공 참여 확대, 시공사 정보 제공 확대 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 “조합 갈등, 법제화부터 공공 참여까지 다각도 대응 필요”
우선 건설사들은 조합 내부 갈등을 정비사업 지연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단, 원인 진단과 해법에 대해선 의견 차이가 있었다. 박영국 현대건설 도시미래가치사업 3팀 팀장은 갈등의 뿌리로 느슨한 조합 정관과 선거관리규정을 꼽았다. 국토교통부 표준안이 있지만, 강제력 없는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결국 사업장마다 조합장·임원 출마 요건을 자의적으로 강화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는 “조합원 1000명 규모 사업장에서 조합장 출마에 300명 추천서를 요구하는 등 과도한 진입장벽이 갈등을 키운다”며 “임원 해임 발의 요건이 조합원 10분의 1에 그쳐 잦은 해임 시도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어 "총회 안건 발의 요건과 같은 5분의 1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상 현대엔지니어링 도시정비영업실 소장은 갈등의 근본 원인을 다수결 원칙의 한계에서 찾았다. 그는 “특정 시기 혼란이 벌어지면 조합원들은 ‘스타 조합장’을 찾게 되고, 지도부가 쉽게 교체돼 사업이 처음부터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LH·SH 등 공공이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신 소장은 “실제 담당하는 공공재개발 사업에서는 주민대표회의가 전부 교체돼도 사업 진행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합원들이 제한된 정보만 접하면서 불안이 분쟁으로 번지는 구조도 문제로 제기됐다.
정비사업 계약업무처리기준 제34조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합동 홍보설명회는 2회 이상 개최해야 한다. 안승상 DL이앤씨 강남사업소 소장은 "해당 규정이 현장에서는 사실상 상한선처럼 작동해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복잡한 사업 특성상 단편적 정보만 선택적으로 유통되면 사업이 정치판처럼 흔들린다”며 “현재 시공사 합동설명회는 2회로 제한돼 있고, 40분짜리 영상과 제한된 질의응답만으로는 충분한 정보를 줄 수 없다”고 짚었다. 지난해 정비사업의 86%가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시공사 간 경쟁이나 사전 홍보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안 소장의 지적이다. 그는 “조합원 대부분 생업으로 바빠 복잡한 사업 내용을 스스로 공부할 여유가 없다”며 “시공사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자리를 늘릴수록 조합원들이 소문이나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인허가 병목·이주비 한도 등이 발목, 활성화 정책이 되레 억제”
인허가 절차의 병목 현상도 문제로 거론됐다. 통합심의용 건축계획안을 작성하는 6~12개월 사이 병목이 집중된다는 분석이다. 신영상 소장은 “건축계획안을 제출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야 몰랐던 새 정책이나 지침, 부서 간 이견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계획안을 다시 수정하는 일이 반복된다”고 짚었다.
또 대안으로는 법률·조례·심의위원 의견 등을 한데 모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사업시행자가 사전에 셀프 체크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AI가 이를 보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사업시행인가 이후 실측 시 정비구역 지정 당시 면적과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진단했다.
그는 “구역 지정 직후 즉시 측량을 실시해야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세미나에서 건설사들은 이주비 대출 문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박영국 현대건설 팀장은 "현행 이주비 대출 한도(LTV 40%·최대 6억원)로는 이주 자체가 어려운 조합원이 많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 보증 기반의 별도 금융상품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안승상 DL이앤씨 강남사업소 소장도 이주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주비 한도가 6억원인데, 자산가치가 클수록 한도는 최대 2억원까지 줄어드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주를 보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데, 정부가 활성화를 외치는 사이 현장에선 되레 사업을 억제하고 있다는 게 안 소장의 지적이다. 기부채납에 대해선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따라서 부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안 소장의 의견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이주비 문제를 중소·중견 건설사 참여 저해 요인으로도 연결지었다. 이재은 포스코이앤씨 도시정비영업그룹 그룹장은 “추가 이주비는 시공사 신용등급에 따라 조합원 적용 금리가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중소업체는 참여하기 어렵고 조합원들도 자연히 대형사로 쏠린다는 게 이 그룹장의 지적이다. 과도한 입찰보증금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서울시는 소규모 현장조차 입찰보증금이 200억~300억원대에 달한다”며 "법제화를 통해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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