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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kWh 배터리 탑재…6인승 전기 리무진 구성
고속도로에서 빛난 전기차·리무진 조합
기업 임원·연예인·공항 의전 등 뒷좌석 수요 겨냥
[앵커]
고급 의전차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묵직한 대형 세단 대신 넓은 실내와 독립된 공간을 갖춘 MPV를 찾는 기업과 VIP 고객이 늘고 있는데요.
현대차가 스타리아 리무진에 전기 구동계를 얹고, 조용한 이동식 라운지를 만들었습니다. 김홍모 기자의 부릉부릉입니다.
[리포트]
오늘 제가 타 볼 차는 현대차의 MPV 모델 '더 뉴 스타리아 리무진 일렉트릭' 6인승입니다.
전장 5m가 넘는 큼지막한 사이즈에 84kWh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넣고, 2열에는 최고급 독립 시트를 배치했습니다.
이 차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운전석보다 슬라이딩 도어 안쪽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전동식 사이드 스텝을 밟고 실내에 들어서면, 승합차라는 익숙한 표현이 잠시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높은 천장과 평평한 바닥, 넓은 유리창이 만들어내는 공간감은 대형 세단이나 SUV에서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차량에 몸을 구겨 넣는 것이 아니라, 작은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시트는 최대 14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고, 원터치 버튼을 누르면 등받이와 다리 받침이 함께 움직이며 몸의 하중을 분산합니다.
무조건 깊게 눕히는 구조가 아니라 허리와 허벅지, 종아리가 따로 뜨지 않도록 자세를 잡아주는 점이 인상적이며, 14개의 에어셀을 이용한 마사지 기능도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암레스트 안쪽의 접이식 테이블과 17.3인치 후석 모니터, 천장을 길게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가 더해집니다.
노트북을 펼쳐 업무를 보거나 영상을 보며 쉬는 데 필요한 장비는 대부분 갖췄습니다.
다만 장비의 개수가 곧바로 고급감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짜 리무진의 가치는 이동하는 동안 승객을 얼마나 편안하게 지켜주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전기 구동계의 장점이 드러납니다. 시동 버튼을 눌러도 실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엔진의 진동도, 냉간 시동 때 들려오는 거친 소리도 없습니다.
대형 MPV는 넓은 실내가 하나의 공명통처럼 작용해 엔진음이나 하부 소음을 키우는 경우가 있는데, 스타리아 리무진 일렉트릭은 출발부터 그 소음원 하나를 지웠습니다.
신호가 바뀌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160kW급 전기모터가 350Nm의 최대토크를 즉각 꺼내 놓습니다. 최고출력을 환산하면 약 218마력 수준입니다.
수치만 보면 2톤을 훌쩍 넘기는 거대한 차체를 강하게 밀어붙일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 도심에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가속 초반부터 힘이 일정하게 나오고 변속 과정도 없기 때문에, 덩치와 달리 매끄럽게 속도를 높입니다.
중요한 것은 빠르기가 아니라 힘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 MPV는 가속할 때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고 변속기가 단수를 바꾸면서 작게나마 몸이 앞뒤로 흔들립니다.
일렉트릭 모델은 그 과정이 사라졌습니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다루면 차체가 한 덩어리로 미끄러지듯 움직입니다. 2열 승객이 느끼는 고급감은 가죽의 종류보다 이 매끄러운 출발에서 먼저 만들어집니다.
정체 구간에서도 장점은 분명합니다. 멈추고 출발하는 과정이 반복돼도 엔진의 재시동 진동이 없고, 저속에서 들리는 구동음도 크지 않습니다.
실제로 노면이 고른 도로에서는 타이어 소음이 멀리 떨어져 들리고, 차체 아래에서 올라오는 잔진동도 상당 부분 걸러냅니다.
특히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고속도로에서는 전기차와 리무진의 조합이 가장 빛납니다.
넓은 유리창 밖으로 풍경은 빠르게 지나가지만, 실내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흐릅니다. 이 차가 지향하는 '이동식 라운지'라는 표현이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순간입니다.
그렇다고 대형 세단의 승차감을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스타리아 리무진은 기본적으로 차체가 높고, 휠베이스가 길며, 승객이 지면에서 높은 위치에 앉는 MPV입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 자체는 부드럽게 처리하지만 차체가 위아래로 움직인 뒤 자세를 완전히 정리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연속된 굴곡이나 교량 이음매를 지날 때는 차체 뒤쪽이 한 번 더 출렁이는 느낌도 남습니다.
이 차를 몰면서 스타리아 리무진의 완성도는 차량뿐 아니라 운전자의 발끝에서 결정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차의 고객은 명확합니다. 직접 운전하는 사람보다 뒷좌석에서 이동 시간을 보내는 사람, 그리고 그 시간을 휴식이나 업무에 활용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기업 임원과 연예인, 호텔·골프장 의전, 공항 이동 서비스처럼 정숙성과 공간을 우선하는 수요가 주요 대상인거죠.
조용히 출발하고, 변속 충격 없이 속도를 높이며, 정차 중에도 평온한 실내를 유지하는 능력은 의전차에 필요한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뒷자리는 분명 안락하며, 조용해졌습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소비자가 그 조용한 공간에 8천만원대의 가치를 인정할 것인가입니다.
지금까지 김홍모의 부릉부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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