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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버튼 줄이고 운전자 중심 UX 강화
전기모터·차체 제어·SW로 BMW다움 설명
[앵커]
BMW가 전기차 세대교체의 출발점으로 새로운 iX3를 내놨습니다. 차세대 전동화 비전인 '노이어 클라쎄'를 처음 적용한 모델인데요.
새 디자인과 디지털 실내, 전기차 전용 플랫폼 성격의 변화 속에서도 BMW 특유의 운전 재미가 남아 있는지 김홍모 기자가 직접 몰아봤습니다.
[리포트]
길게 뻗은 보닛, 넓게 자리 잡은 차체, 그리고 세로형 키드니 그릴. 처음 마주한 BMW 더 뉴 iX3는 기존 BMW 전기 SUV와는 확실히 다른 인상을 줍니다.
화려한 장식으로 존재감을 키우기보다, 선을 덜어내고 면을 정리해 차분하게 미래감을 보여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BMW가 말하는 차세대 전동화 비전, ‘노이어 클라쎄’의 첫 번째 모델인 만큼 이번 iX3는 단순한 전기 SUV 신차라기보다, 앞으로 BMW 전기차가 어떤 얼굴과 감각을 갖게 될지를 보여주는 예고편에 가깝습니다.
실내에 앉으면 변화는 더 분명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대시보드 위쪽으로 길게 펼쳐지는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입니다.
운전석 앞 계기판을 크게 세워두던 기존 방식 대신, 필요한 정보를 운전자 시야 가까운 곳에 넓게 배치했습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큼직하고, 물리 버튼은 많이 줄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면 시선 이동이 줄고, 차가 운전자를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해준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BMW가 오랫동안 강조해온 '운전자 중심'이라는 말이, 이제는 스티어링휠과 계기판 배치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디스플레이 구조로 옮겨간 셈입니다.
주행 감각은 기대보다 익숙했습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가속은 분명하지만, 튀어나가듯 자극적으로 몰아붙이기보다는 차분하게 힘을 쌓아갑니다.
최고출력은 469마력, 최대토크는 65.8kg·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4.9초입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고성능 전기 SUV에 가까운데, 실제 체감은 숫자보다 정제돼 있습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묵직한 차체가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인상적인 건 단순히 빠르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힘을 운전자가 다루기 쉽게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코너에 들어가면 BMW다운 감각이 조금 더 살아납니다. 차체는 전기 SUV답게 무게감이 있지만, 방향 전환은 예상보다 가볍고 정확합니다.
스티어링휠을 돌렸을 때 앞머리가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느낌이 적고, 차체가 좌우로 크게 무너지는 느낌도 억제돼 있습니다.
전기차가 되면서 무겁고 조용해진 BMW가 아니라, 무게를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균형을 찾은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승차감은 단단함과 편안함 사이를 절묘하게 오갑니다. 노면의 잔진동은 잘 걸러내지만, 차가 완전히 물러지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이 iX3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가족용 전기 SUV로서 편안해야 하지만, BMW 배지를 달고 있는 만큼 운전자가 차를 조작하는 감각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충전과 효율 측면에서도 세대교체의 의미가 있습니다.
BMW는 더 뉴 iX3에 6세대 eDrive 기술과 800V 기반 전기 시스템을 적용했고, 최대 400kW 급속충전 성능을 제시했습니다.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은 약 21분으로 안내되고, WLTP 기준 주행거리는 최대 805km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BMW가 이번 iX3를 통해 보여주려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전기차에서 중요한 건 단순히 배터리를 크게 넣는 것이 아니라, 효율과 충전, 디지털 경험, 주행 감각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일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물리 버튼이 줄어든 실내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고, 새 디자인 언어 역시 기존 BMW의 강한 인상을 좋아했던 소비자에게는 다소 담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승을 마치고 난 뒤 남는 인상은 꽤 선명했습니다. 더 뉴 iX3는 BMW가 전기차 시대에 운전의 재미를 버린 것이 아니라, 그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점입니다.
엔진 소리와 변속감으로 말하던 BMW가 이제는 전기모터의 반응, 차체 제어, 소프트웨어 경험으로 자신을 설명하기 시작한 겁니다.
전기 SUV 시장은 이미 치열합니다. 테슬라와 벤츠, 아우디, 현대차그룹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전동화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BMW 더 뉴 iX3는 "전기차도 BMW답게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첫 답안입니다.
제가 타본 더 뉴 iX3는 그 질문에 꽤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놨습니다.
조용하지만 밋밋하지 않고, 빠르지만 과장되지 않으며, 새롭지만 BMW의 중심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노이어 클라쎄의 첫 번째 BMW. 더 뉴 iX3는 BMW 전기차의 방향 전환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차였습니다.
지금까지 김홍모의 부릉부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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