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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가상자산 규제 갈수록 강화되는데, 시장 키울 법은 제자리" 

  • 9시간 전 / 2026.07.03 1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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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자산 AML 규제 강화…트래블룰 소액거래까지 확대
- 은행권은 단계적 정착…가상자산은 규제 속도 부담

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자금세탁방지 규제가 한층 촘촘해지고 있다. 국제기준에 맞춰 트래블룰 적용 범위와 해외 이전거래 관리가 강화되는 추세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도화 초기 단계인 시장에 규제 부담이 단기간 집중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가상자산 AML 규제 강화…트래블룰 소액거래까지 확대

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와 역외 미등록 사업자, 개인지갑 등을 통한 자금세탁 위험을 경고하면서 국내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한 논의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가상자산 이전거래에 대한 관리 범위를 넓히는 데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간 100만원 이상 이전거래에 적용되는 트래블룰을 100만원 미만 소액 거래까지 확대하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와 개인지갑을 통한 거래 관리도 강화하는 방향이다. 당국은 소액 거래까지 규제 범위를 넓혀 거래를 잘게 쪼개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피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를 확인하는 절차가 확대되면 자금 흐름을 더 촘촘히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거래소 입장에선 정보 확인과 거래 모니터링 업무가 늘어나게 된다. 당초 논란이었던 1000만원 이상 해외 이전거래 일괄 의심거래보고 방안은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사업자별 위험기반접근 방식으로 완화되는 분위기다.

단순 금액 기준만으로 모든 고액 거래를 의심거래로 분류하면 정상 거래까지 보고 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자금세탁 탐지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규제 부담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괄 보고 의무는 줄어들더라도 거래소가 고객 특성, 거래 유형, 이전 대상, 자금 출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위험 거래를 직접 식별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세부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을 경우 사업자별 판단 차이와 사후 검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은행권은 단계적 정착…가상자산은 규제 속도 부담

은행권도 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 규제를 강하게 적용받고 있다. 은행은 고객확인제도와 의심거래보고, 고액현금거래보고 의무를 통해 고객 신원과 거래 목적, 자금 출처 등을 확인하고 자금세탁 의심 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은행권의 자금세탁방지 체계는 오랜 기간 단계적으로 정착돼 왔다. 대표적으로 고액현금거래보고 기준은 2006년 5000만원으로 도입된 뒤 2008년 3000만원, 2010년 2000만원, 2019년 1000만원으로 낮아졌다. 규제 강도는 높아졌지만 금융회사와 고객이 제도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반면 가상자산업권은 제도권 편입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와 트래블룰이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액 거래까지 트래블룰을 확대하고,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거래 관리, 고객확인 의무 강화 등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규제 필요성 자체보다 속도와 기준의 명확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기간에 규제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경우 거래 지연과 고객 민원, 사업자별 대응 격차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일부 이용자가 국내 제도권 밖의 해외 미등록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생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디지털자산 법제는 특금법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처럼 규제와 이용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시장 진흥을 위한 기본 법제는 아직 부족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규제만 단기간에 강화될 경우 사업자의 준법 비용이 늘고 해외 이전이나 이탈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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