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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기의 금융과 기업: 기술혁신부터 중앙은행의 역할까지' 심포지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재인 기자]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넘어 금융안정과 기후변화, 금융포용 등 다양한 정책 과제를 수행하면서 정책 관심사가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책 메시지가 특정 목표에 집중될수록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가 확인돼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금융안정서 기후변화까지 중앙은행 관심사 확대
노성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한미재무학회·한국금융연구원과 공동 개최한 '대전환기의 금융과 기업: 기술혁신부터 중앙은행의 역할까지' 심포지엄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중앙은행의 정책 관심사 변화와 물가안정 간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2009년부터 2024년 6월까지 24개국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연설문 9802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중앙은행의 정책 관심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직후에는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이 주요 화두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금융포용과 지급결제, 기후변화 등 새로운 정책 의제가 부상했다. 특히 금융안정 관련 논의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47%로 정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해 올해는 18.9% 수준까지 낮아졌다.
반면 금융포용과 기후변화, 지급결제 관련 논의는 2010년대 후반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중앙은행별 우선순위도 차이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융포용 관련 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ECB는 기후변화 관련 논의가 두드러졌다. 이에 비해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등 전통적인 정책 영역에 보다 집중했다.
◆ 정책 메시지 집중할수록 인플레이션 낮아져
자본시장연구원은 정책 관심사의 다변화가 물가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책 메시지가 특정 목표에 집중될수록 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성호 연구위원은 "정책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5~10분기 이후 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은행이 하나의 핵심 목표에 대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정책 효과가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단,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선 정책 집중 효과가 즉각 나타나진 않았다. 인플레이션율이 높은 환경에선 정책 집중도가 높아지더라도 물가 하락 효과가 나타나는데 최대 8분기 이상 소요됐다.
이는 고물가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의 정책 신뢰 회복과 시장 기대 조정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상호 연구위원은 "중앙은행이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면서도 "정책 관심사가 지나치게 분산될 경우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구조개혁과 같은 어려운 결정을 중앙은행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 각 정책 주체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중앙은행 역시 물가안정이라는 핵심 임무에 대한 명확한 우선순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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