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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 사기 탐지 고도화...AI 활용 범위 확대 기대
- 효율성만큼 통제 중요..."실무적 경계 명확히 해야"

금융당국이 AI 기반 사이버 위협 대응을 위해 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에 나선 가운데, 금융회사들도 AI를 실제 업무에 접목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보안 규제 완화를 넘어 금융권 AI 전환(AX)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책임소재와 정보보호 등 새로운 과제에 대한 대비도 요구하고 있다.
◆ "AI 공격은 AI로 방어"...망분리 완화 나선 금융당국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고성능 AI 보안 위협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보안 목적의 AI 활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AI 공격은 AI로 방어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AI 기반 보안 체계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고도의 보안 역량과 AI 활용 능력을 갖춘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망분리 규제 전면 완화까지 검토 중이다.
정유신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은 "그동안 망분리 규제는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나 실시간 위협 탐지 시스템 도입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핵심 장벽이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금융사들은 외부 AI 모델 연동과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 빅데이터 기반 이상거래 탐지 등을 추진할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가 '보안 목적'에 방점이 찍힌 만큼 금융 사기를 잡아내는 속도가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최근 해커들이 생성형 AI로 수초 만에 변종 악성코드를 만들고 정교한 피싱 메일을 살포하는 상황에서, 인간 보안 요원이 로그를 일일이 분석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대응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 금융 사기 탐지 고도화...AI 활용 범위 확대 기대
이혁준 금융보안원 AI기술팀장은 "AI 방어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취약점 탐지·분석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새롭게 알려지는 취약점에 대한 ‘제로데이(Zero-Day) 공격’도 사전에 예측하여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신 원장 역시 "AI 기반 보안 시스템은 수억 건의 거래 패턴을 실시간으로 학습해 0.01초 단위의 이상 행동을 탐지하고 신규 공격 유형에도 대응할 수 있다"며 "실제 JP모건, HSBC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AI 도입 후 이상거래 탐지율이 40% 이상 향상되고 오탐률은 대폭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 금융사의 FDS는 대부분 규칙 기반으로 운영되어 신종 사기 유형에 즉각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데, 외부 AI 클라우드 서비스와의 연동이 허용되면 딥러닝 기반 실시간 탐지로 빠르게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다음으로는 고객 상담과 여신심사 분야의 변화를 예상했다. 정유신 원장은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 고도화, AI 기반 콜센터 자동화 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으로는 컴플라이언스 자동화와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어, 현재 인력 집약적으로 운영되는 감시·보고 체계가 크게 효율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효율성만큼 통제 중요..."실무적 경계 명확히 해야"
다만 AI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새로운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단계에서는 규제 완화의 실무적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안 방어 목적에 한정한 완화는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높이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AI 활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관리되지 않으면 규제 공백이나 보안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제한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망분리가 전면 완화될 경우 리스크 관리 체계의 난이도는 더 올라간다. 금융업 특성상 민감한 의사결정이 많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면 완화 시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효율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고객 정보와 신용평가, 대출 심사 등에서 AI 판단 근거의 설명 가능성, 오류 발생 시 책임 소재, 특정 고객군에 대한 차별적 결과를 어떻게 통제할지가 핵심 과제"라고 짚었다. 외부 AI 연동에 따른 데이터 유출과 공급망 리스크도 해결 과제다.
정유신 원장은 "고객 정보가 학습 데이터로 유출되거나 AI 시스템 오작동이 금융망 전반에 연쇄 영향을 미치는 '단일 실패 지점'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혁준 팀장도 "개별 요소들의 취약점 간 상호작용으로 해킹을 허용하는 공급망 리스크와, 권한을 가진 내부자에 의해 보안 체계가 무력화되는 내부자 위협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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