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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9000억원 규모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 분쟁이 한 달 만에 재점화됐다. 조합이 임시총회를 통해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와 계약을 해지하고 GS건설을 재선정하면서다. DL이앤씨는 이번 총회가 불법과 하자로 이어진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DL이앤씨가 유치권을 행사할 경우 착공이 최대 2년 지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와 조합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한 달 만에 두 번째 해지…DL이앤씨, 총회 무효 주장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30일 조합원 발의 임시총회를 열고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와의 공사도급계약 해지 ▲GS건설 시공사 선정 및 계약 체결 위임 ▲조합 임원 해임 및 직무정지 안건 등을 가결했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 24만2000㎡ 부지에 지하 12층∼지상 29층, 43개동, 4885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1조9217억원으로 대형 재개발사업지로 꼽힌다.
이번 총회는 사실상 두 번째 시도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 11일에도 DL이앤씨와 계약 해지를 의결한 바 있다. 이에 DL이앤씨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같은 달 29일 인용 받으면서 시공사 지위를 회복했다.
이에 조합은 법원이 지적한 의결 정족수 및 출석률 부족, 소집 권한 및 통지기간 위반 등 미비점을 보완해 이번 총회를 재차 강행했고 결국 한 달 만에 계약을 다시 해지했다.
DL이앤씨는 서면결의서·성원 위조, 철회서 제출 거부, 밀실 진행 등을 이유로 이번 총회가 불법과 하자로 점철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DL이앤씨와 조합의 갈등 원인으로 '아크로' 브랜드 적용이 지목된다. 조합은 그간 DL이앤씨에 최상위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구해왔다. DL이앤씨는 적용 기준 부적합 등을 이유로 거절하며 갈등이 본격화됐다.
DL이앤씨에 따르면 아크로 브랜드 적용은 내부 '브랜드 커미티(Brand Committee)'의 입지, 시세, 상품과 서비스, 디자인, 기술과 품질, 분양성 등 엄격한 기준을 종합 검토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의 요청을 고려해 올해 초 해당 단지만을 위한 리미티드 브랜드와 마감재·문주 고급화 방안을 추가 제안했다”며 “상대원2구역은 연초 기준 철거가 99% 완료돼 분양을 앞둔 시점으로 설계변경을 수반한 브랜드 변경은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총회에 대한 강력한 법적 조치에 착수해 불법을 바로잡고 조합원의 재산권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총회는 관련 법령과 절차를 준수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GS건설은 조합에 하이엔드 브랜드 '마스티어 자이'를 제안했다.
한편 이번 시공사 교체는 현 조합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출국금지 조치 등 사법 리스크 속에서 강행된 만큼 향후 영장 심사 결과에 따라 새로운 시공사 계약의 법적 정당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 법조계 “DL이앤씨 유치권 행사 땐 착공 최대 2년 지연…공탁 통해 최소화 가능”
법조계에서는 계약 해지 자체보다 이후 이어질 유치권 분쟁이 사업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치권이란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에 관해 생긴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해당 물건을 인도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다. DL이앤씨가 이를 행사할 경우 조합은 손해배상 합의 전까지 부지를 돌려받지 못한다.
박성훈 법무법인 을지 변호사는 "시공사 계약 해지는 도급계약서상 해지 사유를 근거로 하거나, 민법상 도급인의 임의 해지 규정에 따라 손해를 배상하고 진행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며 "통상 조합은 총회 자료에 두 가지 사유를 병기해 해지하는 만큼 계약 해지 자체의 효력보다는 손해배상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대원2구역은 철거가 99% 완료된 상태로, DL이앤씨가 사업 부지에 유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치권이 행사되면 손해배상 금액이 확정될 때까지 부지 인도가 어렵고, 길게는 2년까지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사업 지연 시 조합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이다. 지연되는 만큼 사업비 이자 누적, 공사비 상승, 유치권 소송 비용, 현장 유지비 등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조합원의 수억 원대 분담금과 입주 시기 지연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박성훈 변호사는 공탁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탁이란 채무자가 법원에 일정 금액을 맡겨 채무를 이행하는 제도로, 조합이 DL이앤씨의 손해배상 예상액을 먼저 공탁한 뒤 법원에 '토지 인도 단행 가처분' 등을 신청해 부지를 빠르게 돌려받고 착공을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실제 다른 사업지에서도 이 방식으로 사업 지연을 최소화한 사례가 있다"며 "결국 사업 지연 여부는 양측이 얼마나 빠르게 손해배상 규모에 합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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