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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방 섬유소재의 국산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소이 기자]](/data/file/news/268402_244708_2449.jpg)
K-9 자주포와 천궁-Ⅱ 등 무기체계 수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방탄복 등 국방 섬유 소재는 여전히 해외 의존 구조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술력은 일정 수준 확보됐지만, 제도와 시장 구조의 한계로 실제 군 적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방탄 소재 자급률 10%”…핵심 섬유는 사실상 수입 의존
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방 섬유 소재 국산화 토론회에서는 주요 방탄 소재의 낮은 자급률이 도마에 올랐다.
토론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방탄복 등에 사용되는 초고분자 폴리에틸렌(UHMWPE)의 국내 자급률은 약 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PBO·PBI 등 일부 고성능 섬유는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보급화된 아라미드와 탄소섬유 역시 자급률이 각각 약 65%, 50% 수준으로, 핵심 소재 전반에서 해외 의존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조는 전시·비상 상황에서 공급이 중단될 경우 핵심 군수품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기술 아닌 구조 문제”…저가 입찰·시장 한계에 막힌 국산화
토론회에서는 국산화 지연의 원인이 기술 부족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 강조됐다.
데크카본 이태상 팀장은 “국내에서 UHMWPE는 사실상 생산량이 ‘제로’ 수준”이라며 “방탄용 소재는 최소 연간 2000톤 규모 생산이 필요하지만, 한국군 수요는 300~400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백억 원 규모의 설비 투자가 필요한데, 이 정도 수요로는 어떤 기업도 투자에 나설 수 없는 구조”라며 “근본적으로 시장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최저가 입찰 제도 역시 걸림돌이다. 성능 기준만 통과하면 가장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다 보니,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소재와의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 팀장은 “결국 중국 업체를 돌며 가장 저렴한 소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런 방식으로는 국내 생산 기반이 절대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 역시 국산 소재 적용 시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예산 부담이 국산화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기술은 확보돼 있지만 생산 기반이 없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 “무기 넘어 소재로”…전면 국산화보다 ‘선별 적용’ 현실적
전문가들은 K-방산이 무기체계를 넘어 소재와 전력지원 체계까지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방부는 전면적인 국산화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피복·장구류를 일괄적으로 국산화할 경우 예산이 크게 증가할 뿐 아니라, 일부 고성능 소재는 국내 생산 기반이 없어 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면적인 법제화보다는 품목별로 국산화 요건을 반영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실제 전투복의 경우 원단 규격서에 국산 인증 원사를 사용하도록 명시하면서 국산화가 이뤄진 사례가 있다.
또 국내 생산 기반이 붕괴될 경우 해외 공급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는 등 가격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국산화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수요 보장, 조달 방식 개편, 인증 체계 구축 등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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