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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중동 전쟁 속 한미동맹 불확실성 확대…"안보 체계 재설계 필요"

  • 오래 전 / 2026.04.03 1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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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엇·사드 이동…韓 안보, '글로벌 전력 재배치' 영향권
전력 공백·에너지 리스크 대응…"안보 체계 재설계 필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윤건영·이기헌·조정식·홍기원 의원이 공동 주최한 ‘호르무즈의 덫, 미국발 중동전쟁과 한국의 대응 전략’ 긴급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임해정 기자]

이란 전쟁을 계기로 한미동맹의 작동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한미군 핵심 자산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하며 한반도 방어 체계에도 영향을 미친 가운데 동맹이 더 이상 고정된 안보 장치가 아니라 글로벌 전력 운용 속에서 재편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안보·외교 전략 역시 전면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윤건영·이기헌·조정식·홍기원 의원이 공동 주최한 ‘호르무즈의 덫, 미국발 중동전쟁과 한국의 대응 전략’ 긴급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미국발 중동전쟁의 전개 양상과 의미를 진단하고, 이에 따른 한국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서는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드러난 미국의 동맹 운용 방식 변화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종건 연세대 교수(전 외교부 1차관)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을 규범과 가치로 결속된 공동체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결합하고 해체할 수 있는 '전투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이 전쟁 목표의 불분명성을 이유로 군사 개입에 선을 긋자 미국은 압박을 가했다"며 "동맹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하기보다 정치적 비용을 경고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전에 조율된 집단행동이 아니라 특정 작전에 참여 의사가 있는 국가들을 선별적으로 묶는 '연합형 전쟁 방식'에 가깝다는 평가다. 최 교수는 동맹은 고정된 틀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구성되고 해체되는 가변적 네트워크로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했다. 

◆ 패트리엇·사드 이동…韓 안보, '글로벌 전력 재배치' 영향권

토론회에서는 이란 전쟁 과정에서 나타난 주한미군 자산 이동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최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 일부 빠져나간 것으로 지목된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포대와 사드 체계 구성 요소를 언급하며 이는 단순한 전력 이동이 아니라 한반도 방공망과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 기능 일부가 이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패트리엇은 저고도 종말단계 방어를, 사드는 고고도 탄도미사일 방어를 담당하는 핵심 자산이다. 최 교수는 이들 전력이 다층 방어 체계를 구성하는 축인 만큼 일부 차출이라 하더라도 초기 대응 능력과 전체 방어 구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조치가 한미 간 협의가 아닌 미국 측의 통보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전력 운용 과정에서 한국이 결정 주체가 아닌 통보 대상에 머무르는 구조가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이어 최 교수는 "주한미군 전력이 한국 방어에 고정된 자산이 아니라 미국의 글로벌 전력 운용 체계 속에서 재배치되는 자산"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중동을 우선 전구로 판단할 경우 한반도 전력 역시 이동할 수 있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한국 안보 환경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한국 안보는 북한 변수만이 아니라 중동 전쟁, 미군의 글로벌 탄약과 요격자산 소모, 미국의 전구 우선순위에 흔들릴 수 있다"며 "한반도 안보가 지역 문제가 아니라 세계 전력 배분의 함수가 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 방어에 필요한 핵심 기능 자산이 언제든 다른 전구로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공백을 스스로 메울 것인지, 어떤 사전 통보·협의 장치를 제도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이번 사안은 동맹의 약화라기보다 동맹의 실체를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 전력 공백·에너지 리스크 대응…"안보 체계 재설계 필요"

국회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단순한 입장 표명을 넘어 구조를 바꾸는 입법과 정치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미동맹의 '자동 개입'에 대한 인식을 제도적으로 교정하고 주한미군 전력 이동 시 사전 통보와 협의 의무를 명문화하는 협정 보완 논의를 공식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요 전력의 전구 이동 시 사전 협의와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추진하고, 이를 국회 결의나 특별위원회 설치로 뒷받침할 필요성이 제시됐다.

또 국회 차원의 전력 공백 대응체계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존 안보 논의가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설계돼 왔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해당 전제가 흔들릴 수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력 공백 시나리오를 상정한 청문 및 보고 체계를 상시화하고, 미사일 방어 공백 대응 계획과 초기 대응 능력 점검 등을 국가 차원의 핵심 점검 항목으로 고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에너지와 해상안보를 국가 안보의 중심 의제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를 계기로 전략비축유 확대, 수입선 다변화, 위기 시 소비 통제 기준 등을 포함한 제도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아울러 청해부대 등 해외 파병 전력의 역할을 해상교통로 보호 중심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현일 세종대 교수(전 해군참모차장)는 "에너지 안보와 해양 안보는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중첩된 국가 핵심 과제"라며 "해상교통로 보호의 중요성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재인식하고 이를 뒷받침할 국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안보전략에서 해상교통로 보호의 우선순위를 높이고 전력 소요를 재평가해야 한다"며 "해군 전력의 해외 운용 계획과 중동 등 핵심 구역에서의 작전 및 거점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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