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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HD현대 “KDDX 설계 공유 안 돼” 가처분 신청...사업 또 지연 우려

  • 오래 전 / 2026.03.27 16: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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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기본 설계 공유 문제가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법원에 'KDDX 기본설계 제안요청서(RFP) 배포 및 자료 공유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설계 자료가 공유될 경우 가격·기술 등 영업비밀이 유출돼 공정한 경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제안서 접수 및 사업자 선정 일정에 영향을 미쳐 사업 추진이 또 다시 지연될 우려가 크다.

◆ ‘민감 정보’ 두고 충돌...‘가격·기술 유출 우려’ vs ‘공정 경쟁’ 

쟁점은 기본설계 결과물에 포함된 ‘민감 정보’다. 방위사업청은 경쟁입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 범위의 정보를 제안요청서(RFP)에 반영해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은 일부 항목에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다며 설계 공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본설계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이어서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된 사업”이라며 “결과물에는 최신 공법과 신기술, 제품 사양, 가격 등 입찰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정보가 경쟁사에 전달될 경우 공정한 경쟁이 훼손될 수 있어 불가피하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195개 항목 가운데 약 12개 항목은 영업기밀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자료는 공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해 계획대로 제안요청서를 배부하고, 법원 판단에 따라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제안서 접수 및 사업자 선정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사업 계획의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설계 공유’ 논란 ...“이례적 아니지만, 경쟁에 영향 줄 수 있어”

KDDX 사업은 비밀취급인가를 받은 업체만 참여할 수 있고, 제안요청서 역시 제한적으로 열람되는 등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보안 체계를 전제로 운영된다. 자료 복제나 외부 반출이 제한되는 등 정보 통제도 엄격하게 이뤄진다. 

또한 지명된 업체 간 경쟁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지명경쟁계약’ 방식으로 추진되는 만큼, 사업 구조 역시 제한적인 경쟁 구조를 갖는다. 기본설계 자료를 경쟁사에 공유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까닭이다.

논란과 관련해 설계 공유 자체는 방산 사업 구조상 이례적인 방식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명지대 류연승 교수(방산안보연구소장)는 “국방 연구개발 성과물은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 제공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류 교수는 “기본설계 내용을 반영해 제안서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평가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해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설계 공유를 둘러싼 논란은 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현대-한화, 경쟁입찰 전환 후 갈등 지속…끝없는 주도권 경쟁 

KDDX 사업은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톤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국책 사업이다.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거쳐 현재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단계에 들어섰다.

당초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경쟁입찰로 전환되면서 설계 공유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됐고, 사업은 2년가량 지연된 상태다. 특히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는 업체가 향후 해외 수주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하게 되는 만큼, 이번 갈등은 단순 입찰을 넘어 주도권 경쟁 성격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한편 방사청은 HD현대의 가처분 신청에도 불구하고 KDDX 기본 설계 자료가 담긴 사업 제안요청서(RFP)를 지난 26일 경쟁업체인 한화오션에 공개했다. 방사청은 사업이 이미 많이 지연된 만큼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하고 추후 법원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KDDX 사업의 순항 여부는 이제 법원의 손에 달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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