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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유가 급등에 與 을지로委 '사회적 대화기구' 발족..."전량구매·사후정산 개선 필요"

  • 12시간 전 / 2026.03.20 16: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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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가격 결정권 없어…유통구조 문제점 해소해야"
"가격 안정·수급 대응 총력"…정유4사, 비상 체제 가동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정거래위원회·산업통상부, 정유업체 4사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임해정 기자]

유가가 급등하면서 전량 구매와 사후 정산 관행, 카드 수수료 문제 등 정유사와 주유소 간 유통 거래의 해묵은 구조적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주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해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정유사와 주유소 간 왜곡된 거래 관행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주유소 가격 결정권 없어…유통구조 문제점 해소해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정거래위원회·산업통상부, 정유업체 4사와 간담회를 열었다. 정유업체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가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유·주유소 간 거래 구조를 둘러싼 개선 요구가 제기됐다. 주요소의 전량 구매 관행과 사후 정산 방식, 카드 수수료 부담 등 유통 구조 전반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유가 상승 국면에서 주유소가 가격 인상의 주체로 지목되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유통 구조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정유사와의 거래 관행과 비용 구조 전반이 개선되지 않으면 시장 왜곡과 산업 불안정이 심화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민병덕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주요소는 정유사가 정한 대로 기름을 받아서 파는 소매업자일 뿐"이라며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가 공급가격을 올리지만 주유소는 단솔 손님 눈치도 봐야하고 주변 주유소 가격도 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거래처에 따라 공급 가격이 다르게 적용되는 문제까지 겹치니 영세 주유소는 버티기가 어렵다"며 "이런 구조가 계속되면 주유소부터 무너지고, 결국 정유업계도 유통구조도 산업 생태계 전체도 흔들릴 수밖에 없어 실질적인 상생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승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도 "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공급받아 판매하는 소매 사업자로 공급 가격 구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에 대한 국민 불만이 주유소에 집중되면서 폭리의 상징처럼 비춰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정 채널 중심의 가격 인하 경쟁이 시장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안 회장은 "정유사 직영 주유소나 알뜰주유소 등이 '착한 주유소'로 부각되면서 판매 물량이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며 "일반 주유소는 판매량이 평균 30~40%, 많게는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조적 문제로 전량 구매 관행이 지목됐다. 특정 정유사와의 계약으로 인해 더 저렴한 제품이 있어도 선택할 수 없는 구조가 유지되면서 경쟁이 현장까지 작동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수의 상표주유소는 정유사와 배타조건부거래 방식의 다년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타사 제품이 저렴하더라도 이를 구매할 수 없는 구조에 놓여있다. 사실상 시장 내 가격경쟁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로 '사후 정산 관행'이 꼽혔다. 주유소가 정확한 공급 가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선납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이후 한 달가량이 지나 정산이 이뤄지는 구조로 인해 자금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안 회장은 "공급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판매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근거도 부족하다"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담과 책임이 주유소에 전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도 공급 구조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 본부장은 "정유사의 석유 제품 가격을 수출용과 내수용으로 구분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용은 원유 도입가를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하면 국내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유소의 낮은 수익 구조도 문제로 꼽았다. 김 본부장은 "주유소 평균 마진율이 약 1.4% 수준인데, 카드 수수료는 약 1.5%로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며 "유가 급등 등 위기 상황에서는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사 측은 전량 구매 등 거래 관행에 대해 일정 부분 불가피성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가짜 석유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특정 정유사 제품만 취급하도록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사후 정산 방식과 관련해서도 즉각적인 개선보다는 장기간 유지된 관행인 만큼 업계 간 논의를 통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병덕 위원장은 "오랜 기간 이어진 구조인 만큼 단기간에 결론을 내기 어렵다"며 "사회적 논의를 통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박치웅 HD현대오일뱅크 전무, 안영모 GS칼텍스 상무, 이상윤 SK이노베이션 부사장,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 [사진=임해정 기자] 

◆ "가격 안정·수급 대응 총력"…정유4사, 비상 체제 가동

정유4사는 가격 안정과 원유 수급 대응을 병행하며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4시간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공급가를 밀착 관리해 시장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상윤 SK이노베이션 부사장은 "국민 부담 최소화를 위해 정부 정책에 적극 발맞춰 전국 평균가 대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이어지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함께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급 문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24시간 비상 체제로 대응하고 산업부·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실시간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은 가격 상승 압력을 일부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3월 초 유가 급등에도 국제가격 상승분을 전부 반영하지 않고 일부는 회사가 부담했다"며 "휘발유 국제가격이 60% 이상 상승했지만 공급가는 약 11% 수준, 경유는 100% 이상 상승에도 공급가는 약 22% 수준으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최고가격제 이후에는 공급가를 밀착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현재 대규모 공장 정비를 시행 중이라 생산량이 줄었고,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아 수급이 매우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사우디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기존 원유 도입 물량 일부를 호르무즈가 아닌 홍해 쪽으로 대체 선적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치웅 HD현대오일뱅크 전무는 "정기보수와 원유 도입 차질이 맞물려 수급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가격 안정과 공급 안정 두 축에서 적극 대응해 내수 물량을 우선 공급하고 시장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안영모 GS칼텍스 상무는 "직영 주유소를 중심으로 지역 내 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고, 현재 민간 재고를 활용해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황이 엄중한 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납사 등 원료 수급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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