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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기업만 찾지 말고, 중견기업의 성장성을 주목하라”…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 현장을 가보니

  • 4일 전 / 2025.04.24 1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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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따질 때 아니다"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채용 현장 현실
"준비하고 온 지원자는 다르다" 중견기업 인사팀이 보는 시각은
최진식 중경련 회장 "지방 거점 중견기업 인력 부족 굉장히 심각"

지난 23일 서울 코엑스. 아침부터 고등학생을 비롯한 2030 청년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2025년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 현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장학재단이 주관한 행사다. 그런데, 구직을 원하는 참가자들은 많았지만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아 보였다. 취업 압박감 때문일까. 채용공고문을 확인하는 구직자들의 걸음이 느리게 이어졌다.

통계청이 지난 9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58만 9000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9만 3000명 정도 증가했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0.1%p 상승했고 실업자는 91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6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생들은 일할 곳을 찾고 기업은 함께할 인재를 원한다. 이 같은 필요 속에 열린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는 중견기업 110개사와 구직자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슬로건은 '중견기업과 함께 커리어 UP! 내일도 UP!'이다. 반도체부터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등 미래 유망 산업 분야 우수 중견기업이 대거 참가했다. 2017년 시작해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최근 사이 박람회 횟수도 늘었다.

특히 올해는 고졸 인력 수요가 있는 중견기업과 직업계고등학교 등 우수 졸업 인재 간 일자리 미스 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특별 공간도 조성해 ▲고졸 취업 설명회 ▲고졸 취업 특강 등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됐다. 이외에도 1:1 채용 상담과 심층 면접, 인사 담당자 맞춤 채용 설명회도 펼쳐졌다. 

지난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워라밸 따질 때 아니다"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채용 현장 현실
취준생들의 고민, 인사팀의 생각을 들어봤다. 취업준비생인 26살 조 모 씨는 "요즘에는 취업하기가 쉽지 않아서 직무만 정해 놓고 연관 기업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이 중요치 않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요즘 취업하기도 어려워서 워라밸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괜찮다.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스펙이 고민된다는 이도 있었다. 20대 후반의 김 모씨는 "원가 계산하는 것을 좋아해서 제조업의 회계 직무를 희망하고 있는데 국내 자동차 대기업은 학력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서 대기업까진 아니어도 중견기업 부품회사 쪽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실무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는 "신입을 뽑는데 지원자들이 중고 신입이 되게 많아서 인턴 등 실무 경험이 더 중요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직을 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반도체 시설 건설업에서 근무하는 2년차 직장인 신 모씨는 이직과 관련해 연봉과 복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해보니 중견기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연봉과 복지가 나아지지 않아서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예비 취업준비생도 눈에 띄었다. 산업공학 전공인 25살 박 모 씨는 이제 4학년 1학기다. 박 씨는 "2학기부터 슬슬 이력서를 넣어보기 위해서 미리 어떤 자격증이나 경험이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 박람회를 찾았다"고 했다.

지난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기업 설명회가 진행되는 모습. 맨 우측에서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도 함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준비하고 온 지원자는 다르다" 중견기업 인사팀이 보는 시각은
참가 기업들은 좋은 인재 찾기에 열심이었다. 연봉 만족도, 해외법인 근무경험, 워라밸중시, 시차출근제, 천혜의 자연 환경, 수평적 조직문화, 사회적 책임실천 등 저마다 강점인 키워드로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견기업 인사팀 관계자의 채용 관점은 무엇일까. 코스피 상장사인 한 화학 관련 기업 인사팀은 소통 능력을 꼽았다. 그는 "소통해본 경험을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에 하나이다"면서 "이곳 현장에서도 질문을 하면 질문의 요지를 잘 파악하고 대화를 이끌어 가는 지원자인지 살피고 있다"고 했다.

철강 분야 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지원 회사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해온 분들을 더 관심 있게 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 시장이 어려워서 인지 자신이 우리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는지도 모르는 지원자들도 간혹 있다"며 "그런 분들보다는 저희 회사 산업군을 이해하고 분석해 오시는 지원자들이 있다. 그런 지원자들은 본인 직무에 대한 확신성도 갖고 있어 그런 열정 있는 지원자들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무 전문성을 더 구체적으로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 인사팀 관계자도 있었다. 콘덴서 전문 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구직자들이 구체적으로 알기는 힘들지만 가령 전산시스템을 ERP를 사용하는지 또는 SAP인지 알기는 쉽지 않지만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오면 면접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회사에 대한 인식을 달리 봐주길 원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천안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의 인사팀 관계자는 "부산, 울산 등 경남권 구직자들은 비교적 채용하기가 수월하지만 수도권에서 대학을 졸업한 재원은 거의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연구개발자들의 경우 비교적 수도권 집중 선호 현상은 조금 덜한 편인데, 영업이나 기획, 인사, 재무 이런 스탭 조직은 잘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회사의 복지 등 지원 제도가 많으니 단기적으로만 보지 말고 지방의 건실한 중견기업에서도 경력을 쌓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부연했다.

의 어려움을 잘 지난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최진식 중견련 회장(가운데)이 취업 준비생들에게 중견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최진식 중경련 회장 "지방 거점 중견기업 인력 부족 굉장히 심각"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지방에 거점을 둔 중견기업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올 가을에 부산에서 또 한 번의 중견기업 취업 박람회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팍스경제TV 취재진과 만나 "중견기업의 생산 현장이 지방에 굉장히 많은데 인력 부족을 굉장히 심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장뿐만 아니라 사무직 직원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며 "중견기업의 좋은 인력 채용 뿐만 아니라 취업 희망자들이 지방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정주 여건도 함께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앞으로 청년 구직자와 기업의 인재 수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하는 것을 교육기관에서부터 교육과정, 그 이후 기업 맞춤형 인재를 만들어내는 그런 여러 가지 정책이 굉장히 복합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중견기업의 성장성을 경험해보길 추전했다. 그는 "중견기업은 굉장히 성장의 속도가 빠른 기업이다. 10년 전보다 직원 숫자가 두 배 늘어난 기업도 있고 5배가 늘어난 기업도 있다"면서 "비록 지금까지 대기업들보다는 상대적인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견기업과 함께 인지도를 높여가는 과정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견기업의 고질적인 인력 미스 매치를 해소하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17년 시작된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는 현재까지 중견기업 800여 개 사, 구직자 4만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 하반기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는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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