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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최태원 회장 "韓 잃어버린 성장동력 재정립해야…새로운 성장모델 필요"

  • 6일 전 / 2025.04.22 2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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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성장동력을 되살리려면,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미래산업포럼' 발족식 기조연설에서 한국 경제의 위기를 정면으로 진단하며 한국 경제의 구조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미래산업포럼은 싱크탱크인 국회미래연구원이 급변하는 국제질서 흐름 속에서 국내 산업지원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조직한 포럼이다. 이날 발족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각당 원내대표들이 자리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국산화와 내수 기반으로 모든 것을 직접 만들고, 남는 것을 수출해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으로 ▲한국·일본 협력을 통한 경제 연합 ▲고급 해외 인재 유치 ▲'소프트 머니' 중심의 수익 구조 전환을 제시했다. 아울러 이러한 구조 전환을 뒷받침할 방안으로 시·도 단위의 대규모 규제 실험지대, ‘메가샌드박스’ 구축 등을 내세웠다.

(왼쪽부터)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사진=임해정 기자]

◆ 저성장 넘을 두 축…韓·日 협력과 고급 인재 전략

특히 최 회장은 한국 경제가 지금까지 자립적 구조로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해 성장 모델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간의 경제 협력 구상에서 출발해 아세안 국가들로의 확장을 제안했다. 인구 고령화·저출산·제조업 편중 등 공통의 구조적 문제를 공유하고 있는 양국이 연합해 EU 모델과 같은 협력 구조를 만들면 '룰 메이커'로 올라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U 사이즈만 한 형태의 이코노미를 움직일 수 있고 우리도 룰을 강요받지 않고 룰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올라갈 수가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행 가능한 협력 사례로 LNG 공동 구매, CCUS(탄소포집저장) 공동 전략, 의료 인프라 공동 활용, 반도체 및 일본 소재·부품·장비 협력 등을 제시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고급 인재 유입을 꼽았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은 매년 우수한 인재를 교육시켜 해외로 내보내는 한편, 저임금 단순노동 인력을 들여오고 있다"며 "지금처럼 '저급 두뇌 유입, 고급 두뇌 유출' 구조를 방치하면 결국 국가 경쟁력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외국 인재 유치와 관련해 '조건부 그린카드'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해당 인재가 국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직업을 갖고 소득과 세금을 납부한다면, 시민권을 주지 않더라도 체류를 허용해 고급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이다. 

◆ '상품 수출' 중심에서 '소프트 머니' 구조로 전환

아울러 최 회장은 단순 수출 중심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략적 사고의 전환을 강조했다. 하드웨어 중심의 상품 수출에서 벗어나, '소프트 머니' 기반의 새로운 수익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과거 10대 수출 품목에만 의존해온 구조에서 벗어나, 전략적 해외 투자와 본원소득 확대를 통해 수익의 질을 바꾸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상품을 만들어 파는 방식이 아닌 투자 수익과 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일본을 사례로 들며 "상품수지에서는 한국이 우위에 있지만, 일본은 배당과 이자 등 본원소득 수지에서 훨씬 앞서 있다"며 "한국도 배당·이자 등 자본 소득을 늘릴 수 있도록 투자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내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해외에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의견이다. 동시에 미래 산업과 연계된 전략적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을 제안했다.

콘텐츠와 문화 기반의 지식재산권(IP) 수출 확대도 새로운 소득원으로 꼽았다. 그는 "K-POP과 드라마, K-푸드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 인지도에 비해 수익 체계는 아직 미비하다"며 "음식점 운영, 재료 유통, 브랜드 기획 등 후방 산업까지 체계화해 실질적 경제 효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형 자산 기반의 수출은 무역 마찰이 적고,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이란 점에서 향후 한국 경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을 통해 '최근 한국경제의 도전과제와 대응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임해정 기자]

◆ 규제 풀고 실험하는 도시…'메가샌드박스'로 미래 산업 육성

한국 경제의 구조 전환을 위해 기존 '규제샌드박스'를 뛰어넘는 광역 단위의 '메가샌드박스' 모델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기존 샌드박스는 스타트업 중심의 소규모 실험에 한정됐지만, 메가샌드박스는 시·도급 지역 전체를 규제 자유지대로 설정해 산업, 교육, 인구, 데이터 인프라 등 종합적인 실험을 허용하자는 개념이다. 최 회장은 "복잡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할 시간과 여력이 없다"면서, 여러 난제를 한 번에 풀어낼 수 있는 전방위 혁신의 장으로서 메가샌드박스를 제시했다.

구체적 사례로 '소프트웨어 실험 도시'로서 대구를 꼽았다. 대구 시민이 직접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고, 이를 통해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제품을 보완·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 회장은 "대구가 시민 기반의 소프트웨어 공장으로 진화한다면 물리적 제조업 중심이 아닌 디지털 산업 중심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로 데이터센터 구축이 함께 논의됐다.

이외에도 울산은 제조 AI 샌드박스, 제주는 금융 샌드박스, 전주는 K-푸드 산업 허브 등 도시별 특화 실험장을 조성하자는 구상도 제시됐다. 최 회장은 "산업단지를 만들어서 땅에 건설하지 않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존재한다"며 "규제를 풀고 실험할 수 있는 도시가 경쟁력"이라고 발혔다. 이어 "규제 개혁과 지역 균형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국가 단위 프로젝트로 메가샌드박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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