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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주요 그룹 총수들이 신년사에서 밝힌 올해 경영 키워드는 ‘민첩경영’이다.
정용진·신동빈·정지선 등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총수들은 공통적으로 체질개선,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 등 신속한 변화와 기민한 액션플랜을 주문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대내외 환경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한 박자 먼저 대응하는 민첩한 실행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2026년 유통업계는 무리한 외형 확대 경쟁보다는 각 업종별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본질에 충실하며 내실 중심의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신세계·롯데·현대百 수장들 '불확실성 속 선제적 대응' 강조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자율성에 기반한 차별화 성과,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실행력을 갖춘 혁신 완성을 주문했다.
그는 “변화의 뒤를 쫓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성장할 수 없다”며 “PEST(외부 환경을 정치·경제·사회·기술적 요소 중심으로 분석) 관점에서 변화의 흐름을 예상하고 전략과 업무 방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강력한 도구인 인공지능(AI)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장과 혁신을 발판 삼아 롯데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 역시 비슷한 맥락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강조했다. 그는 2026년을 다시 성장하는 해로 규정하며, 공격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정 회장은 “올해 신세계는 ‘탑의 본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는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를 내고 한 발 앞서 한 박자 빠르게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며 “기존 전략을 개선하는 정도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룰을 새로 세우며 고객 욕구 자체를 재창조하는 패러다임 시프트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변화의 시대에 맞게 일하는 방식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커진 현 경영환경에선 빠르게 시도하고 신속하게 수정, 보완하는 기민한 실행 체계를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시장 트렌드를 보다 더 빠르게 읽고 고객 입장에서 그간 당연하게 여겨지던 작은 불편까지 세심히 들여다보면서 징후를 신속하게 포착, 필요시 과감한 의사결정을 통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려면 '유연한 체질' 필요”
이처럼 유통업계 3사가 경쟁력 강화와 민첩경영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유통환경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말 단행한 임원인사를 통해서도 확인되는데, 롯데는 지난해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서며 전체 CEO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의 CEO를 교체한 바 있다. 또한 빠른 의사결정과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9년간 유지해온 유통·식품·화학·건설 HQ(Headquarter·헤드쿼터) 체제를 전면 폐지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본업인 유통업의 성장세가 더디다.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2.6%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이 나타났지만, SSG닷컴과 지마켓 등 이커머스 계열사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세계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7.7%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26% 늘어난 893억원을 기록하며, 백화점 3사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9% 증가한 796억원, 신세계백화점이 5% 감소한 840억원을 기록)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백화점 부문이 명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했지만, 면세점과 일부 자회사가 업황이 좋지 않아 흔들리지 않은 기반 경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3사 수장 모두 불확실한 환경에서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기술, 고객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필요시 전략과 조직을 신속히 바꿀 수 있는 '민첩 경영'을 강조한 것.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네이버, 쿠팡 등 이커머스들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힘들다는 것을 사장단들도 인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 쿠팡 사태가 터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급변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체질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백화점 3사가 대평 점포를 중심으로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체류형 콘텐츠를 결합한 점포들은 성과로 이어져 올해도 백화점들의 체류형 콘텐츠 결합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지난해 말 기준 연매출 2조원을 넘겼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11월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성비와 초고가 경험을 넘나드는 세분화된 욕구를 충족시키는 콘텐츠가 올해 유통가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면서 "오프라인 채널이 주력인 유통 빅3는 소비자가 직접 찾아올 이유를 공간 경쟁력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과 차별화된 입체적 경험과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다르게 제시할 것인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팍스경제TV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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